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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는 흔히 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진료과로 알려져 있지만, 본연의 정체성은 선천적 기형이나 질병, 사고 등으로 잃어버린 신체의 기능과 외형을 복원하는 ‘재건’에 있다.
성남시의료원에서 진료를 시작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성형외과장 김백규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20여 년간 안면 기형 및 마비 환자들의 잃어버린 미소를 되찾아 주고, 국내외를 넘나들며 인술을 펼치고 있는 김 교수의 진료 철학을 들어보았다.
Q. 교수님,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성형외과장 김백규입니다. 성형외과 전문의로서 많은 분께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길을 걸어온 지 어느덧 20여 년이 되었습니다.
진료와 연구, 후학 양성뿐만 아니라 2005년부터 스승님의 발자취를 따라 선천성 안면 기형 환자들을 위한 의료 봉사 활동을 20년간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안면마비를 비롯한 얼굴 재건 분야에서 학회 활동과 교육에 매진해 온 하루하루가 제게는 무척 소중하고 보람찬 시간입니다.
Q. 두개안면 성형외과 분야는 난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별히 이 길을 걷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성형외과는 머리부터 체간(유방), 손, 다리 등 신체 전반을 다루는 다채로운 영역입니다. 그중에서도 ‘얼굴’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의미하는 정체성(Identity)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부위입니다.
따라서 얼굴을 다룬다는 것은 단순히 조직의 결손 부위를 메우고 재건하는 물리적 치료를 넘어, 환자의 무너진 삶을 일으켜 세우고 삶의 질을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깊은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훌륭하신 스승님들의 길을 따르고 수많은 환자분과 인연을 맺으면서 두개안면 성형외과의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Q. 최근 안면 재건 수술 기법이나 환자 만족도 측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주로 진료하는 구순구개열(두개안면)과 안면마비(두경부 재건)는 수술 후에도 환자의 성장과 얼굴 움직임의 변화를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하며, 그에 따라 추가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는 분야입니다.
저는 그동안의 경험과 환자분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훗날의 변화까지 미리 예측해 교정 수술이 반복되지 않도록 수술 기법을 꾸준히 발전시켜 왔습니다. 덕분에 환자분들께 더욱 만족스러운 결과를 드릴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연구해 얼굴 변형의 흔적은 최소화하고, 얼굴의 다양한 기능과 대칭성은 온전히 유지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Q. 의공학 박사과정 이수 및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3D 프린팅 등 첨단 의공학 기술을 수술에 접목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과거에는 조직 결손을 수복하기 위해 환자 본인의 신체 다른 부위에서 조직을 떼어 채우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이 방법이 가장 안전하긴 하지만, 채취 부위에 흉터가 남거나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었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조직공학을 활용한 인공 피부 및 신경 등이 활발히 개발되어 실제 수술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안면마비 재건의 경우, 예전에는 손상된 신경을 대체하기 위해 환자의 정상 신경을 다른 곳에서 채취해야 했고, 이로 인해 공여 부위의 감각이 소실되는 어려움을 감수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공 신경이 개발되어 신체 다른 부위의 희생 없이 비교적 간단하게 얼굴의 움직임을 되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례가 바로 첨단 의공학을 통한 재건 수술의 눈부신 발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평소 진료실 안팎에서 지켜가고 계신 자신만의 신념이나 삶의 철학이 궁금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의 시간은 유한하고 무척 소중합니다. 환자분들이 얼굴의 변형 때문에 그 귀한 시간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삶을 아름답고 충분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제 힘이 닿는 데까지 맡은 바 소임과 역량을 다하는 것이 제 삶의 철학입니다.
Q. 오랜 기간 ‘세민회’를 통해 베트남 등 국내외 얼굴 기형 어린이 무료 수술에 참여해 오셨습니다. 봉사 활동을 통해 나누고 싶은 말씀이 있는지요?
우리는 혼자 살아갈 수 없고 서로 돕고 나누어야 합니다. 특히 안면 기형을 가진 어린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적극적인 도움과 올바른 수술적 치료가 절실히 필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최상의 치료 결과를 안겨줄 때 느끼는 보람과 뿌듯함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기쁨입니다.
앞으로도 도움이 절실한 아이들을 위해 꾸준히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며, 이 모든 봉사 활동이 가능하도록 물심양면으로 기부해 주시고 도와주신 많은 분께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Q. 선천성 안면 기형이나 재건 수술을 앞둔 환자나 보호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위로와 조언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미 수술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담당 주치의 선생님과 깊이 있게 대화하시고 원하시는 바를 충분히 소통하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울러 안면 변형으로 고통받으면서도 ‘과연 치료가 될까?’ 하는 의구심에 망설이는 분들이 계신다면, 이제는 적극적으로 재건 수술을 고려하셔도 좋을 만큼 의료 기술이 크게 발전한 시대가 되었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용기를 내어 더 나은 삶을 향한 기회를 꼭 잡으시길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특별히 기억에 남는 환자나 수술 성공 사례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주도에서 찾아오셨던 안면마비 환자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신경 봉합을 동반한 근육 이식술을 통해 얼굴의 움직임을 되찾아 드렸는데, 좋은 결과를 얻고 새로운 인생을 찾게 되었다며 눈물을 글썽이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분께 받았던 진심 어린 감사 인사는 지금도 제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의사로서 큰 뿌듯함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원동력입니다.
취재 구현주 기자 sunlin1225@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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