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남한산성 닭죽촌’은 1960년대 후반 남한산성 등산로에서 시작됐다. 당시 등산로 인근 주민들이 달걀과 국수를 팔면서 함께 내놓은 도토리묵과 닭백숙이 인기를 끌었다. 등산로의 상인들은 1970년대 말 자연보호 운동이 시작되자 남문 아래의 유원지로 내려왔고, 1997년에는 남한산성 정비사업이 실시되면서 현재의 자리로 옮겨왔다. 이때 옮겨온 22개의 식당들은 대부분 지금까지 영업 중이다. 닭죽촌의 인기메뉴인 닭도가니는 뚝배기에 찹쌀·인삼·밤·대추를 넣고 끓이다가 삶은 닭을 넣고 한 번 더 끓여 먹는 보양식이다. 닭도가니가 15년이 넘게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는 비결은 현지에서 바로 올라오는 국내산 재료다. 닭죽촌번영회 이애숙 회장은 “아무리 싸도 수입산은 쓰지않고, 우수한 우리 재료만을 쓰는 것이 닭죽촌의 자부심”이라며 “사람들의 입맛은 변해도 음식의 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닭죽촌에서 나와 오른쪽의 논골로로 들어서면 문원중학교가 보인다. 문원중학교의 연분홍 울타리에는 아이들의 생각이 색색가지 글로 걸렸다.울타리 끝에는 주민들이 오며가며 이용할 수 있는 무인도서관이 설치됐다. 무인도서관에서 내려오면 주민들의 서명으로 시작돼 2014년에 개관한 논골작은도서관이 있다. 도서관 맞은편에는 논골마을카페가 1월 말에 문을 연다. 도서관에서 배출한 바리스타들이 커피를 내리고 수익금은 마을일에 기부한다. 도서관 뒤편 민방위안전체험센터 마당에서는 논골 벼룩시장인 ‘소통달장’이 3월부터 10월까지 매달 한 번씩 열린다. 주민들이 내놓은 물건을 사고팔며 다양한 체험과 공연이 펼쳐진다. 크리스마스에는 동네 트럭에서 바로 바로 굽는 피자를 아빠 산타들이 집집마다 배달한다. 아이들은 산타할아 버지가 누구네 아빠인지 살피기에 바쁘다. 엄마 바리스타, 아빠 산타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새로운 논골을 아이들은 어떻게 기억할까? 논골의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마음에 온기를 지필 수 있는 고향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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