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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놀자~.. 산림치유 ‘숲에서 즐기는 건강 나들이’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8/08/06 [10:05]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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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가자들이 숲에서 만난 자연의 신비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 비전성남

 

화염방사기를 가동하는 듯한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더위에 어디를 가나 “더워서 못 살겠다”는 짜증 섞인 목소리만 들려온다.

    

토요일 아침, 산림치유 ‘숲에서 즐기는 건강 나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이글거리는 태양을 머리에 이고 남한산성 산성공원으로 향했다. ‘이열치열’이 될지, 숲에 가면 찜통더위를 해결할 만한 답이 나올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숲에서 놀아보기로 했다.

    
▲ 프로그램 시작 전 준비운동을 하는 참가자들     © 비전성남

 
▲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강미희 산림치유지도사     © 비전성남

 

오전 10시, 강미희 산림치유지도사는 산성공원에 모인 참가자들을 프로그램을 진행할 숲속으로 안내했다.

 

숲에선 친정엄마 바람이 분다. 아스팔트길을 잠깐 벗어났을 뿐인데 믿기지 않을 정도의 선선한 기온이 몸에 와 닿는다. 고된 시집살이에 그립디 그리운 친정엄마와 같은, 연일 이어지는 찜통더위에 친정엄마 바람이 온몸에 와 닿는다.

    
▲ 수생식물에 대해 알아가는 참가자들     © 비전성남

 

프로그램을 위해 마련된 ‘치유숲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도토리를 매단 어린줄기들이 정교하게 마름질 된 상태로 길 위에 흩어져 있다. 지도사의 “익지도 않은 도토리를 누가 잘랐을까요?”란 질문에 당연한 듯 “다람쥐요!”라고 대답했다. 정답은 거위벌레의 짓이란다. 도토리 알 속에 구멍을 뚫고 부화한 거위벌레가 알을 보호하기 위해 잘라낸 것이라고 한다.

    
▲ 산초 잎을 이용해 게임을 하고 있다.     © 비전성남

 

산초 잎을 몸에 지니고 있으면 모기를 물리칠 수 있다는 말에 산초 잎을 얼굴에 붙여 봤다. 비싼 동백기름을 대신해 생강나무 열매 기름으로 머리를 단장했다는 선조들의 이야기, 가짜 꽃을 만들어 천적으로부터 진짜 꽃을 보호한다는 식물 등 숲길을 따라 걷는 동안 자연에 얽힌 신비한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진다.

    
▲ 주위 자연물을 이용해 '자화상 만들기'를 하는 참가자들     © 비전성남

 
▲ 아홉살 정우 군이 만든 파마머리 자화상     © 비전성남

 

“주위에 있는 자연물로 자신의 자화상을 만들어보세요”란 주문이 떨어졌다. 아기였을 때 할머니가 해 준 파마머리를 떠올려 오돌토돌한 나뭇잎으로 앞머리를 장식한 정우(상원초 2) 군, 여러 장의 참나무 잎을 이용해 “현재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갖가지 생각들을 표현했다”는 정우 아빠에 이어 “지금처럼, 앞으로도 밝고 예쁜 사람으로 살고 싶어서 시원하게 웃는 모습을 표현했다”고 기자는 내가 만든 자화상을 설명했다. 

 
▲ 자연과 더불어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명상시간     © 비전성남

 

적당한 햇빛, 습도, 음이온, 피톤치드, 향기 등 다양한 요소를 누리며 걷다 보니 명상을 위한 공간이다. 하늘을 보고 반듯하게 누워 눈을 감고 나 자신과 자연을 머릿속에 담아봤다. 태양이 나를 향해 있고, 나는 세상의 중심이 된다. 가까이서, 멀리서, 다양한 지저귐이 나를 향해 울려 퍼진다. 마치 “저 여기 있어요, 저도 여기 살아요”라고 세상의 중심인 나에게 보고를 하는 것 같다. 

    
▲ 명상시간     © 비전성남

 

“앞만 보고 걷던 길, 산의 정상만을 향해 바쁘게 걷던 숲길에서 알게 된 자연의 신비를 알게 되고 잠시나마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다음 기회엔 큰 아이도 함께 참여하게 해야겠다”고 정우 엄마 노유미(은행2동) 씨는 말한다.  

    

숲이 건강관리를 위한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무리한 산행보다 숲길을 걸으며 힐링하는 ‘산림치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산림치유는 숲의 경관을 즐기는 동시에 햇볕, 음이온, 피톤치드, 습도, 향기 등 다양한 요소를 이용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 칡잎을 이용해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이해하고 있는 중이다.     © 비전성남

 

산림 치유 프로그램인 ‘숲에서 즐기는 건강 나들이’는 산성공원 치유숲길에서 11월 말까지 진행한다. 개인 또는 가족 단위 시민 15명이 산림치유지도사의 안내에 따라 숲속 체조, 피톤치드 들이마시기, 맨발 걷기, 편백오일 손 마사지, 걷기 명상, 숲속 호흡 명상 등의 활동이 매회 2시간씩 이뤄진다.

    

또한 60세 이상 시민을 대상으로 숲으로 떠나는 건강여행 ‘치매 예방, 숲이 보약이다’라는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4회 정기형 프로그램(월‧목요일)으로 운영된다.

    

프로그램 체험을 희망하는 사람은 누구나 사전 신청을 통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성남시립식물원 홈페이지(http://epark.seongnam.go.kr/) ‘성남산림복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녹지과 산림휴양팀 031-729-4303 

취재 윤현자 기자 yoonh11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