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가 코앞이지만 아직 한낮 태양이 뜨거운 8월 20일 월요일. 구미동 하얀마을복지관 프로그램실에서는 더위에 아랑곳없이 열정을 불태우는 그림 수업이 한창이다. 바로 인물의 특징을 잡아 유머러스하고 익살스러운 효과를 살리는 캐리커처(Caricature)를 배우는 중이다.
강사가 칠판에 붙은 4명의 인물 사진을 조목조목 집어 설명하자 둘러앉은 회원들은 휴대폰으로 얼굴을 확대해가며 그림을 완성해간다. 품평을 듣는 데까지 채 30분이 안 된다. 빠르다.
잠깐 쉬는 시간을 거치고는 실제 모델을 가운데 앉히고 스케치에 들어갔다. 15분 안에 그림을 완성하려는 목표로 연습 중이라 회원들의 눈동자가 연신 좌우를 오가고 손놀림은 더 바쁘다. 머리 모양, 마르거나 둥근 얼굴, 눈과 광대, 입술의 특징을 개성적으로 참 잘도 담아낸다.
캐리커처 작가 엄순녀(닉네임 팡뉘) 씨는 “똑같은 대상을 그리더라도 어떤 특징을 잡느냐에 따라 그림이 달라져요. 그래서 인물을 보는 위치 선정과 캐릭터의 특징을 잘 잡는 게 중요합니다”라며 수업을 조율해간다.
5월 21일 시작한 캐리커처 수업은 110년 만의 폭염도 무색하게, 쉼 없이 15회차 수업이 진행됐다. 지난 주말에는 분당 불곡고 앞 탄천무대에서 ‘동네사람들 <락> 음악회’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첫 라이브 캐리커처 체험행사도 했다. 21회 수업을 모두 진행하면 가을에 펼쳐질 2018 사랑방문화클럽 축제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작품을 선사할 예정이다.
성남문화재단과 하얀마을복지관이 후원하고 사랑방클럽한마당 <사람사랑 캐리커처> 사업을 이끄는 박봉덕 화가는 “전시하는 사람들은 각자 공방에서 혼자 작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재능 있는 아티스트들 간의 교류도 하고 시민들을 위한 좋은 봉사와 소통의 기회가 될 것 같아 기획했습니다. 캐리커처 작품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작은 행복을 주는 선물이거든요”라며 수업 취지를 설명했다.
돌아오는 내내 현수막에 적힌 <사람사랑 캐리커처>라는 이름처럼 ‘예술은 사람을 사랑하게 하는 마법’이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바로 우리가 예술 하는 이유다.
취재 양시원 기자 seew2001@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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