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가 보이지 않아도 밝은 별을 따라 가다보면 ‘아, 저기 있겠구나’ 싶은 곳이 있어. 그 곳에 카메라를 대고 기다리면 은하수가 떨어진단다.” 별을 카메라에 담기 위한 기다림의 시간을 마음으로 전해 주는 아들(신혁)과의 대화다.
8월 20일부터 25일 토요일까지 성남시청 2층 공감갤러리에서 열리는 강희갑(정자동) 사진작가의 국립공원 별과 일출 사진전은 보는 이로 하여금 “와!~” 하며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이번 전시회는 열다섯 번째 개인전으로 17개 국립공원을 수차례 올라 기다리는 순간의 가슴 떨림과 기쁨을 느끼면서, 카메라에 담아 온 아름다운 별과 일출 사진 중 25점을 선보인다. 소백산 천문대에서 제주도 성이시돌 목장의 별, 한라산에서 덕유산에 이르기까지 강 작가의 발길이 닿지 않은 국립공원은 없다. 아마도 이때 찍은 성이시돌 목장의 외로운 나무와 별밤 사진이 공개된 것도 강 작가가 처음일 것이다.
2016년 1월 2일 루게릭요양병원 건립을 위한 국립공원 ‘희망일출’ 촬영을 위해 오대산으로 첫 촬영을 다녀온 후 우리나라 국립공원의 별과 일출 사진을 촬영하게 됐다는 강희갑 작가. ‘큰곰’이라는 애칭이 붙을 만큼 대단한 열정으로 금요일 저녁이면 국립공원을 오른다. 강 작가는 승일희망재단을 후원하면서 “국립공원 정상에서 찍는 일출이야말로 그분(루게릭병 환우)들에게 희망을 주지 않을까? 해서 ‘희망일출’ 사진을 찍게 됐고 ‘희망의 시작’이라 이름 붙이게 됐다”고 했다.
해뜨기 4~5시간 전 은하수 찍는 작업은 어렵다. 보이지 않는 은하수를 찾아내야 한다. 일출사진은 해뜨기 40분 전 최상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을 수 있다고 한다. “국립공원 희망일출 산악회 활동을 하면서 5시간씩 산에서 있다 보니 춥기도 하고,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런 생각은 잠시입니다. 좋아서 하는 일이고,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일이라서 저 자신도 늘 희망을 안고 산에 오릅니다.” 덕유산의 일출을 찍을 수 없을 만큼 추운 날씨에도 아름다운 일출을 카메라에 담아올 수 있는 가슴 설렘을 늘 안고 산다고 한다.
전시회장에서 ‘승일희망재단’ 박성자(전 농구선수 박승일 선수 누나) 이사를 만났다. “환자가족으로서 강희갑 작가님께 늘 감사함을 가지고 있어요. 그동안 승일이와 공동대표로 있는 션(가수) 대표님은 함께 공연하고, 걷기대회를 하고, 요즘 아이스버킷챌린지 등 캠페인을 통해 루게릭병에 대해 알리고 있습니다.” 루게릭병 환자를 위한 요양병원 건립을 위한 토지매입을 한 상태지만 앞으로 구체적인 캠페인을 통해 7년 동안 목소리를 내면서 션 대표가 열심히 해 주고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알려진 환자의 숫자가 적고 희귀병이라 24시간 간병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 작가는 전시회를 앞둔 8월 8일부터 10일까지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을 위한 ‘제주를 달리다’ 100만 프로젝트에 참가, 자전거로 2박 3일 동안 240킬로미터 제주의 해안도로를 종주하고 왔다. 23명 참여자와 23명 루게릭병 환우의 이름을 새긴 깃발을 자전거에 꽂고 달려, 서로에게 희망이 배가 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25일까지 성남시청 공감갤러리를 찾는 분들을 맞이할 것이라는 강희갑 작가는 감동의 은하수와 일출의 순간순간을 응원하러 온 관람객들에게 설명해 준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희망이 없는 게 아닙니다. 밝은 별 한두 개로 은하수를 찾는 것처럼, 작은 관심이 희망을 보게 합니다.” 네모난 프레임 속, 별과 일출을 담아 이 세상 루게릭병 환우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아트그리메 대표인 강희갑 작가의 희망일출은 루게릭병 환자 요양병원이 건립될 때까지 계속된다.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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