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의 영화관람
권혁조 | 중원구 하대원동 얼마 전 참 감동적인 경험을 했다. 영화를 보기 위해 아이들을 데리고 극장을 찾았는데 우리 좌석 옆에 3명이 미리 들어와 앉아 있었다. 어? 그런데 3명이 모두 손동작으로 대화를 했다. 그분들은 청각장애인이었다. 영화 시작 후 눈여겨봤더니 3명 중 한 분은 청각에 이상이 없는 보호자인 듯했다. 그분이 가운데 앉아서 영화 음향을 듣고는 나머지 2명에게 수화로 영화내용을 계속해서 설명해주고 있었다. 거의 2시간 동안 한 사람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청각장애인 2명은 영화를 다 보고 나갔다. 그분들은 영화가 재미있었는지 밖으로 나가면서 웃으며 수화로 영화 내용에 대한 대화도 나눴다. 청각장애인도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실제누군가의 도움을 통해 영화 관람을 하는 것을 옆에서보니 그동안 그분들은 영화를 볼 수 없을 거라는 편견을 가졌던 내가 무척 부끄러웠다. 미국에서 영화관에 갔을 때의 일이다. 영화를 보기 위해 들어간 극장의 상영 스크린에 영어 자막이 떠오르고 있었다. 미국에서 상영되는 영화에 영어 자막이 웬일? 영화 도중 지인에게 물었더니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영화에 자막을 넣어 상영해 주는 시간이라고 설명해줬다. 그 영화관에서는 하루 중 일정한 횟수를 정해 청각장애인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영어 자막을 표기한 영화를 상영한다는 것이다. 우린 왜 이런 사소한 부분들을 장애인을 위해 배려하지 못하고 있을까. 아이들을 위한 더빙영화가 있는 것처럼 한글자막을 삽입한 영화를 한두 번이라도 상영하면 어떨까? 내가 누리는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어려운 일. 아주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마음먹고 배려한다면 우리 사회는 모든 이들에게 더 따스하고 살 만한 세상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A4 1/2장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사람들-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18년 9월 3일(월)까지 보내주세요(주소·연락처 기재).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 <비전성남> 편집실 전화 : 031-729-2076~8 이메일 : sn997@korea.kr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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