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떤 밥상이 차려질까.’ 풍겨오는 냄새로 오늘의 메뉴를 가늠하고 계시는 듯. 점심식사를 하기엔 좀 이르다 싶은 시간인데 은행2동 소재 어르신 무료급식소 ‘효사랑 따뜻한 밥상’ 안은 빈자리 한 곳 찾아볼 수가 없다. 오늘은 맵지 않게 조리된 닭볶음탕에 개운하게 끓여낸 소고기무국, 파래무침, 마늘장아찌와 김치로 어르신들을 위한 한 상이 차려졌다. 김맹임(효사랑 운동봉사회 이사장) 대표는 “어제는 소화 잘 되는 부드러운 재질의 영양소를 두루 갖춘 요리를, 오늘은 배변에 도움되는 식단으로 준비했다”고 귀띔한다. 그래선지 어르신들은 밝은 표정으로 식사를 아주 잘하신다. “정말 맛있다”며 엄지척 해 주시는 82세 할아버지, “여기서 먹는 음식은 탈도 없다”며 “동네에 이런 곳이 생겨서 우리 같은 노인들한테는 축복이다. 아주 살 판 났다”고 말씀하시는 할머니 등 어르신들의 칭찬 릴레이 속에서 ‘정말 맛있겠다’란 생각과 함께 절로 입맛이 다셔졌다. 90세 어르신은 “맛있어, 이따가 밥 꼭 먹고 가셔”라며 한 끼를 챙겨 주신다. 따뜻한 밥상에서 어르신들의 한 끼를 책임지는 김맹임 대표는 중원구 중앙동 등 다른 지역에서 오랫동안 어르신 무료급식소를 운영해왔다. 어르신들에게 좀 더 체계적인 식단으로 건강한 식사를 대접하고 싶어 영양사·요리사·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더 나아가 어려운 환경의 어르신들을 더 살뜰히 살피고 싶은 마음에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고 한다. 손수 요리를 해서 배식까지 마친 김 대표는 “할머니, 몸은 좀 괜찮아지셨어요? 할아버지, 맛있게 많이 드세요. 왜 이렇게 오랜만에 나오셨어요?”라고 살가운 인사로 식사중인 어르신들에게 안부를 묻는다. 마치 부모님을 챙기는 효성 깊은 딸처럼 보인다. 하루 평균 80~100명, 만 70세 이상 어르신이 이용하는 ‘효사랑 따뜻한 밥상’은 은행2동 제7공영주차장 2층, 비어있던 공간에 지난 3월 어르신 무료급식소로 문을 열었다. 식재료를 사 들고 오는 후원자, 휴가를 이용해 설거지 봉사를 자청한 중소기업 대표, 공부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한 고3 수험생, 경제적 후원자 등 어르신들을 위한 따뜻한 밥상은 많은 이들의 따뜻한 마음씨로 차려진다. 한 어르신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전한다. “우리 노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이런 좋은 곳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효사랑 따뜻한 밥상 문의 031-756-2110 윤현자 기자 yoonh1107@naver.com 김미진 기자 qeen03@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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