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는 남한산성 홍보를 위해 8월 25일부터 ‘남한산성 수호천사 체험’ 을 운영 중이다. 조선시대 남한산성 성문을 지키던 수문장(守門將) 복장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는 행사로, 조선시대 군사 복장 전시와 국악 버스킹이 함께 열린다. 수문장은 조선시대 도성(都城)과 궁궐의 문을 지키던 무관벼슬이다.
9월 8일 오전, 행사가 열리고 있는 남한산성 남문을 찾았다. 남문은 산성 4대문 중 탐방객들의 출입이 가장 많은 곳이다. 행사장을 둘러보던 탐방객들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수문장으로 변신하고 기념촬영을 한다. 외국인들은 궁금한 표정으로 이리저리 살피더니 도움을 받아 복장을 갖추고 포토존에 선다. 8월 25·26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부모님의 손을 잡은 어린이부터 대학생, 20대, 70대까지 나이와 상관없이 많은 탐방객들이 참가했다.
경남 진주에 살고 있는 김창범 씨는 친지들과 함께 남한산성을 찾았다. “이렇게 입으니 이 성을 지키려고 애쓴 분들이 떠오른다. 그분들이 있어 우리가 있는 게 아니겠는가. 잘 보존해야한다”고 했다. 남문은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들어갔던 문이며, 정조 3년에 성곽을 개보수하면서 ‘지화문(至和門)’이라 했다.
지화문 아래에는 수문장과 기수(旗手), 갑사(甲士)의 복장을 전시한다. 갑사는 조선전기에 왕을 보위하던 정예병이다. 행사에 필요한 복식과 각종 무기는 문헌자료와 무인 출신 무덤에서 출토된 유물에 근거하여 제작했다고 한다.
대학생 이현우 씨는 영화 남한산성이 오래 기억에 남아 어머니와 함께 남한산성을 찾았다“오랜만에 전통의상을 입어보니 신선하다. 흔히 보는 체험이 아니라서 더 재밌다”고 한다.
12시, 오후 1시 두 차례 그룹 ‘해금살롱’의 공연이 열렸다. 등산객들은 발길을 멈추고 가을빛 속으로 울려 퍼지는 연주에 귀를 기울였다. 은행동 산성공원으로 하산하는 등산객은 “내려가는 길이 적적하지 않겠네”라며 미소를 지었다.
엄마와 함께 수문장 복장으로 사진을 찍은 이다연(은행초3) 학생은 “덥지만 재밌다. 옛날 군사들은 무기까지 들고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며 성문을 바라봤다. 남한산성은 험한 지형을 활용, 성곽과 방어시설을 구축함으로써 7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는 축성술의 시대별 발달단계를 잘 보여주고, 유사시 임시수도로 계획적으로 축조된 유일한 산성도시라고 한다. 남한산성은 이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2014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남한산성 수호천사 체험’은 11월 25일까지 매달 둘째·넷째 주 토·일요일에 11시부터 16시까지 열리며, 별도의 사전신청 없이 현장접수를 통해 즐길 수 있다. 국악공연은 토요일에만 열린다. 체험객들이 기념사진을 SNS계정에 올리면 접수처에서 물과 기념품을 준다.
문의: 경기도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 031-8008-5157 취재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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