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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우리 동네] 젊음의 색을 입히자

논골, 어르신 머리 염색 봉사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8/09/20 [16:37]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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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색약을 바르는 봉사자들과 학생들     © 비전성남
 
▲  어르신들의 손톱에 매니큐어를 바르는 성보경영고 헤어네일아트 동아리 미라클 회원    © 비전성남

8월 25일 단대동 성보경영고등학교 차밍룸에서 논골 어르신들 머리염색 봉사 ‘젊음의 색을 입히자’가 열렸다.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5월부터 매달 넷째 주 토요일에 열린다. 삼성꿈장학재단의 후원으로 논골청소년학교가 주최하고 단대우리지역아동센터와 문원중학교 가족봉사단, 성보경영고 헤어네일동아리 ‘미라클’과 학부모회가 함께한다.

어르신들이 도착하자 조별로 모인 청소년들과 학부모들이 바빠진다. 강재현·김종현(문원중 1) 학생은 공고를 보고 신청, 그동안은 청소와 정리를 맡았는데 이날 처음으로 어르신들 머리에 염색약을 발랐다. 걱정과 달리 실수 없이 마쳤다.재현 군의 어머니는 “아이와 대화하고 흐뭇함을 나누면서 가족 간의 유대가 깊어진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손을 맡긴 박순남(85·단대동) 어르신. “약 사다 내 손으로 했는데 이렇게 해주니 좋고 편해”라며 웃으신다. 매니큐어를 바른 손이 예쁘시다고 하자 수줍어 하신다. 성보경영고 1학년 김민지 학생은 “점수를 위한 봉사와는 다르다. 할머니들 손을 보면 뭉클해서 더 신경 쓴다”고 한다. “평소 가발을 만지다 할머니들 머리를 만지면 긴장된다”는 박지원 학생은 표정부터 진지했다.

염색봉사는 4월 사전모임을 갖고 머리 염색부터 말리기까지 교육을 받았지만 손은 많이 조심스럽다. 경력 있는 봉사자들이 몇몇 있지만 평균 18여 명의 머리를 염색하자면 현장은 분주하다. 많이 긴장할 학생들을 돕기 위해 나선 성보경영고 학부모회는 어르신들 도착부터 네일아트까지 원활히 돌아가도록 점검한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염색을 마치고 환하게 웃으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뿌듯하다. 손이 서툴러 등에 물이 들어가고 옷이 젖어도 어르신들은 그저 고맙다고만하셔서 많이 죄송했던 일도 있었다. 행사를 총괄하는 단대우리지역아동센터 윤수정 센터장은 “찾아오시는 어르신들이 고마울 뿐이다. 5월 시작 전에 어르신들이 오실까?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는데 막상 시작하니 모두 열심히 하고 십시일반으로 도와 준다. 논골에 있는 미용실 원장님들도 이해해줬다”며 모두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10월 ‘젊음의 색을 입히자’는 어르신들에게 청춘사진을 찍어드린다. 밝고 예쁜모습을 간직하시라는 마음을 담았다. 논골청소년학교의 청춘예찬반이 사진을 찍을 예정이다. 논골청소년학교는 청소년들이 마을 안에서 적성과 미래를 탐색하고 설계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단대동 주민센터와 논골작은도서관, 문원중학교가 뜻을 모아 2016년 3월에 문을 열고 논골공방과 청소년마을반장 등 청소년 마을동아리를 운영 중이다.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