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외국인주민들의 복지향상과 상담, 교육, 의료, 문화 프로그램 등 구체적인 도움을 지원하는 성남시외국인주민복지지원센터(이하 센터).
이 센터는 외국인주민들이 기쁠 때나 슬플 때 찾을 수 있는 아지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한국의 명절행사도 외국인 주민들과 함께 즐기며,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추석 다음날 25일, 센터의 유학생들은 봉사를 위해 사회복지법인 안나의집을 찾았다.
“지금부터 사랑하는 마음으로 봉사하도록 합시다. 고맙습니다.” 안나의집 대표 김하종 신부의 인사가 끝나자 봉사자들이 신속히 움직였다. 어느 시인은 ‘언제부터인가 설거지가 참 즐겁다’고 노래했지만 사실 ‘설거지옥(설거지+지옥)’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고된 일이기도 하다. 센터의 유학생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힘들고 번거로운 일을 찾아 설거지를 자처했다.
“센터 유학생 중 형편이 어려운 유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본인보다 힘들고 어려운 분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은 꺼릴 수 있는 번거로운 일, 다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왔습니다. 그러던 중 마침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노숙인 무료급식처인 안나의집에서 설거지 봉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센터의 지경화 사업담당 사회복지사의 설명이다. 쏟아져 들어오는 식판들. 잔반을 비우고, 초벌 씻기 후 세제로 다시 문질러 닦고 자동세척기에 놓기까지 꼼꼼한 손길로 쉴 새 없이 바쁘다. 설거지하는 물이 튀기 시작하며 봉사자들의 신발도 흠뻑 젖었다.
“제 발에 맞는 장화가 없어 못 신었더니 신발이 다 젖었어요.” 그래도 싱글싱글 웃는 얼굴이 환하다. “정말 감사합니다. 외국인이지만 이렇게 한국인과 협조하고 주체적으로 찾아와서 성실히 봉사하는 것이 참 아름다워요.” 김하종 신부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봉사하는 태도를 진심으로 칭찬한다. 지난 1998년 개관해 20년간 노숙인들의 안식처가 된 안나의집. 노숙인자활시설과 공동생활가정, 청소년쉼터, 청소년자립관 운영과 함께 무료급식소로 노숙인과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성남이 부자 도시가 아니라 행복한 도시가 되려면 나눔과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하종 신부. 많은 사람들의 기적 같은 연대로 이달 9월에 안나의집을 신축 개관했으나, 급식소 예산은 늘 부족해 시청의 지원이 더 늘어나기를 기도한다고. 그래도 센터의 봉사자들처럼 찾아오는 봉사자들이 큰 힘이 된다고 전한다. “인류는 하나입니다. 피부색, 종교 등에 관계없이 사랑을 실천하면 행복해지고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랑과 희생, 나눔이 제일 아름답지요. 올해부터 성남시외국인주민복지지원센터에서 꾸준히 봉사하러 오고 있는데, 참 감사하고 아름다운 일이에요.”
센터의 유학생 봉사자는 총 17명으로 9개국(팔레스타인, 에디오피아, 짐바브웨이, 가나, 케냐, 르완다, 우간다, 우즈벡키스탄, 카자흐스탄) 4개 봉사조로 운영되며, 오늘의 봉사자는 케냐에서 온 에밀리와 데이빗, 짐바브웨이에서 온 샴바, 우간다에서 온 로렌스다. 이들은 성남 가천대의 학부나 대학원에 재학 중인 유학생들로 평소에도 센터의 행사에서 청소, 통역, 안내 등으로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 안나의집 봉사활동의 계기는 이종훈여성한의원, 성남아너스클럽, 성남나눔클럽에서 유학생들에게 밥 한끼라도 나누자는 취지로 활동하는 ‘밥 한끼 나누기’ 후원사업으로 받은 사랑을 다시 성남에 나누자는 의미로 시작됐다.
“성남에서 도움을 받은 감사의 표시로 본인들도 봉사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감동적입니다. 낯선 타향에서 받은 혜택이나 고마움을 다시 나누자는 의미에서 시작하게 됐지요. 성남에서 받은 사랑을 다시 성남으로 전하고자 하는 유학생들의 마음이 이 봉사가 진정으로 의미 있는 이유입니다.” 센터 이소영 팀장의 설명이다.
봉사 소감을 묻자 신부님에게 마음으로 일하라는 말씀을 들은 것이 정말 좋았다고. Good Experience! 하며 엄지를 치켜드는 봉사자들. 사랑과 나눔의 실천으로 성남을 아름답게 가꾸는 성남시외국인주민복지지원센터의 외국인주민들이다. 취재 이훈이 기자 exlee1001@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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