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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독립책방 순례 1] 'BE BOOKS 비북스', 책으로 책 너머의 세상을 꿈꾸다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8/10/08 [11:07]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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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에 관심이 있다면 최근 1,2년 자주 들었을 ‘독립책방’. 기존 서점들이 천편일률적으로 판매 위주라면 독립책방은 남다른 테마와 운영으로 책읽기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고르고 고른 책들과 책에 대한 대화다. 책방 주인과의 책수다도 재밌고, 독서동아리나 필사모임, 낭독회 등 다른 독자들을 만나는 기회도 있다. 손님들이 의기투합해서 독특한 모임을 만들기도 한다.

    

성남에는 그림책문화공간 『그림NOri』, 인문놀이터 『작은책방ㄱ』, 해외그림책을 만날 수 있는 『책방서울』, 글의 깊이를 공유하는 『BE BOOKS 비북스』, 책과 사람의 새로운 만남이 기대되는 『좋은 날의 책방』까지 다섯 곳의 독립책방들이 힘든 환경에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책방들을 찾아가 책과 사람을 새롭게 느껴보려 한다. 첫 번째로 올해 3월초 문을 연 ‘BE BOOKS 비북스’다.

 
▲ 3일 '비북스'에서 열린 강원국 작가의 강연     © 비전성남

 

“인정과 관용이 있어야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들어주는 경청, 발전의 기회입니다.”

    

10월 3일 공휴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빼곡하다. 《대통령의 글쓰기》와 《회장님의 글쓰기》에 이어 《강원국의 글쓰기》를 펴낸 강원국 작가의 강연이다. 강연 후 참가자들의 질문과 소감을 들으니 우리 사회와 현실에 대한 통찰과 경험에서 우러나온 강연이 마음 깊이 남은 듯하다. 기자는 이번 강연에서 글을 쓰면서 항상 느끼는 부족함과 불안함을 조금 덜었다. 책이 읽기로만 끝나지 않고 일상의 지혜와 용기로 이어지는 순간이다.

 
▲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비북스'     © 비전성남

 

비북스는 책이 마음의 양식이라는 것에 착안해 문학과 인문학 위주로 ▲발효가 잘된 책빵 ▲비북슐랭 세프들의 책빵 ▲혼자 몰래 먹고 싶은 책빵 ▲칼슘 뿜뿜 키 크는 책빵  등 8가지 테마의 책빵으로 구성했다.

 

발효가 잘된 책빵은 뭘까? 고전문학 작품이다. 혼자 몰래 먹고 싶은 책빵은? 예술과 독립출판물이다. 군침 넘어가는 책들이 많다. '책 추천을 받고 싶은 분은 말씀하세요', '책, 이제 골라드세요'라는 메모가 꽂혀 있다. 

 
▲ 주제별로 독립된 책꽃이     © 비전성남
▲ 비북스의 서가     © 비전성남

 
▲ 주제별로 독립된 책꽂이     © 비전성남
▲ 글귀가 적힌 종이 가방     © 비전성남

 

“꼭 먹어야 하는 밥처럼 일상과 인생에 양식이 될 만한 책들을 고르려고 한다. 읽는 것은 물론 아이디어 회의도 하고 자문도 구하고 추천도 받는다.” 집의 서재를 꾸민다는 생각으로 책을 고른다는 김성대 대표의 말이다. 그 표정과 말에서 책 선정의 고심과 치열함을 느낀다. 

 
▲ 독서모임을 매달 운영하는 '비북스'   © 비전성남

 

비북스는 ‘북끌림’이라는 독서모임을 매달 운영한다. 4회차 모임으로 두 권의 책을 선정해서 읽고 소감을 나눈다. 형태는 토론과 소감 발표 위주의 A형과 영화와 음악 등의 재미를 더하는 B형으로 참가자들이 사전모임에서 결정한다.

 

10월 북끌림은 《내게 무해한 사람》(최은영), 《내가 원하는 시간》(파비오볼로)을 읽는다. 최은영 작가는 11월 4일 비북스에서 열리는 ‘2018 발견! 동네서점展’에 참석할 예정이다.

    

‘작고 따스한 이 공간에서 책과 함께, 수많은 문장부호를... - 정이현’

‘외로운 시간이 찾아오면 오늘의 만남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 박영’

‘Be Books, 책이 존재가 되고 존재가 책이 되는 따뜻한 공간. - 문학평론가 허희’

 
▲ 비북스를 찾은 작가들     © 비전성남
▲ 비북스를 찾은 작가들     © 비전성남

 

그동안 비북스에서 독자들을 만난 작가들의 소감이다. 비북스는 한 달에 두 번 작가와의 만남이나 강연을 열고 있다. 김 대표가 직접 메일을 보내 초청한다. 수원이나 서울에서 매번 찾아오는 독자들이 있다. 강연에서 생각이 통한 독자들은 마음을 열고 깊은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작가나 책방 주인 모두 감동스럽고 흐뭇하다.

 
▲ 감미로운 음악을 들려주는 턴테이블     ©비전성남

 

10월 26일 저녁에는 정아은 작가가 《엄마의 독서일기》를 들고 책방을 찾는다. 멋지게 사회생활을 하던 한 여자가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전업 주부와 소설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며 느낀 수많은 경험과 감정을 나누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한다. 평소 만나고 싶은 작가들을 서울까지 가지 않고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독립책방의 장점이다.

    

김성대 대표에게 지천명의 나이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책방을 연 이유를 물었다.

    

“정반대의 삶을 선택했다. 생각보다 힘들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책으로 사회 변화의 불씨를 당기고 싶다. 책으로는 무엇이든 채울 수 있다. 책을 통해 책 너머의 세상을 꿈꾼다.”

 
▲ '비북스'   ©비전성남


 

주소: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정자일로121 더샵스타 파크 상가동 2층 E-2

전화: 031-8022-5700

홈페이지: blog.naver.com/cyicja1016

    

취재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