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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독립책방 순례 5] 책과 사람의 만남이 기대되는 ‘좋은 날의 책방’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8/10/23 [13:12]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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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아저씨와 반려견이 동시에 죽는다면 어느 쪽이 더 슬플까요?”

“옆집 아저씨와의 관계에 따라 다릅니다.”

호기심에 어른들을 따라온 초등학생들이 저자의 질문에 망설이지 않는 나름의 답변으로 강연장의 분위기를 바꾼다.

 
▲ '리더의 말공부' 저자 박수밀 교수와의 만남     © 비전성남

  

10월 18일 저녁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리더의 말공부》 저자 박수밀 교수와의 만남’이다. 이번 강연은 ‘판 소일 앤 소사이어티(PAN soil&society)’의 경기도 독립서점 콜라보 프로그램으로, 정자동 독립책방 ‘좋은 날의 책방(이하 좋은날)’이 9월에 이어 두 번째로 함께 했다.

 
▲ 2018 상반기 책모임 연합 책모임     © 비전성남

 

좋은날은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낭독회, 원서읽기, 문집 제작 등 장르와 내용이 다양한 책모임을 진행한다. 오래된 책모임이 많다. 솔직한 답변으로 강연의 분위기를 바꾼 초등학생들은 어린이 책모임 멤버들로, 6월 말에 열린 좋은날의 에서도 아이다운 북퀴즈와 경품을 준비해 재미를 선사했다.

 
▲ 정자동 독립책방 '좋은 날의 책방'     ©비전성남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책모임 연합 책모임>. 좋은날을 찾는 손님의 자격으로 자리를 함께했다. 좋은날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마주친 이들이 여럿 있다.

 

각자 가져온 음식이 한쪽 테이블에 차려지고 ‘나의 애장도서 경매’가 열렸다. 책 주인이 책을 소개하면 즉석에서 가격이 붙어 새 주인을 찾는다. 이전 주인과 새 주인을 연결하는 책. 책방에서 마주치면 책 잘 있느냐고 안부를 묻고 주인공에 대해 이야기할지도 모르겠다.

 

미처 책을 준비하지 못한 기자는 많이 아쉬웠다. 책에 대한 아쉬움일까? 사람에 대한 아쉬움일까? 좋은날은 책으로 사람을 만나고, 사람 때문에 책이 더 좋아지는 곳이다. 책방지기는 이날 경매에서 나온 수익금으로 같은 책을 구입 ‘정자역 지하철 서재’에 기증했다.  

 
▲ 좋은날의 책방 서가     © 비전성남

 

좋은날의 서가는 책방지기가 고른 책과 고객이 주문하고 원하는 책들로 채워진다. 주문한 책이 도착할 때마다 책방 SNS에 올라오는 소개는 짧으면서도 재미있다. 가끔은 주문한 사람이 궁금해지는 책도 있다. 책을 맡겨 놓고 언제든지 들러 읽을 수 있는 ‘개인 책장’을 이용할 수 있다.

 
▲ 우리 고전 美식회     © 비전성남
▲ 우리 고전 美식회     © 비전성남

 

좋은날은 올해 돌베개 출판사와 함께 우리의 고전을 함께 읽는 특강을 열고 있다. 4월 초부터 6월 말까지 10주 동안 <열하일기 완독클럽>을, 9월 초부터 11월 초까지는 우리 고전의 품격과 아름다움을 맛보는 <우리 고전 美식회>를 진행한다. 우리 고전 미식회는 11월 2일 정약용의 《다산의 풍경》이 마지막으로 열린다.

    

이런 특강들이 열리는 동안 수제맥주 만들기와 같은 원데이 클래스와 작가와의 만남도 꾸준히 열린다. 수제맥주 만들기는 맛이 좋아 하반기에 한 번 더 열린다. 원데이 특강과 행사도 책이 이끄는 대로, 사람이 모이는 대로라 언제, 어떤 내용으로 열릴지 예측불허다.

    

깊어지는 가을, 저자와의 만남으로 〈문학수의 클래식 오디세이〉가 ‘브람스를 정말 좋아하나요?’라는 주제로, 10월 27일 오전 11시 30분에 열린다. 《셜록을 찾아서》의 저자 표창원 작가가 12월 12일 오후 7시 30분에 좋은날을 찾는다.

 
▲ 2018 발견! 경기 동네서점展     © 비전성남

 

10월 26일 오후 7시, 좋은날에서 '2018 발견! 경기 동네서점展' 개막식이 열린다. 좋은날의 책방지기 박윤희 대표, 조승연 작가, 최인아 책방의 ‘최인아’ 대표가 전 세계의 동네서점과 동네서점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인디밴드 ‘9와 숫자들’의 공연이 열린다.

 

개막식 참석은 좋은날과 경기동네서점전 블로그에서 예약할 수 있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은 동네서점의 가치를 재발견해 주민들과 나누기 위해 작년부터 동네서점전을 개최하고 있다.

 
▲ '좋은 날의 책방'   © 비전성남

 

좋은날은 지금의 자리에서 백 보 떨어진 조금 좁은 곳에서 시작했다. 작년 4월 봄이라기엔 아직 추운, 마음까지 차가웠던 어느 날에 좋은날을 처음 찾았다. 문을 열기 전에, 책방지기보다 먼저 맞이해 주는 글귀가 있었다. 그 글귀로 좋은날의 소개를 마친다.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노라,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 토마스 아 켐피스

 

P.S. 성남 독립책방 순례를 연재하는 동안 취재를 위해 귀한 시간을 내준 책방지기들과 불쑥불쑥 들이미는 카메라와 질문으로 방해받은 독자들과 손님들에게 진심으로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위치: 성남시 분당구느티로63번길 271

전화: 031-711-3170

페이스북: facebook.com/gooddaybookshop

    

취재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