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 1년차 도시농부의 감회
유민규 | 분당구 서현동 나이가 들면서 전원생활에 대한 로망을 품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난 봄, 신문에 섞여 들어온 광고지에 ‘주말농장을 분양하니 원하는 사람은 신청하기 바란다’는 내용이 눈에 띄었다. 평소 꿈꿔온 농사일을 해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겨 고등동에 3평을 분양받았다. 코딱지만한 크기였지만 마음만은 넉넉했다. 80여 구획으로 나눠진 주말농장은 새봄을 맞아 사람들 발길로 분주했다. 농촌의 봄은 들녘에서 시작된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었다. 입구에 ‘헐랭이 농장’이라는 팻말도 반듯하게 세웠다.다닥다닥 맞닿은 농장에 여럿이 한데 모이다 보니 농사를 지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행동거지와 그들로부터 귀동냥해 얻은 지식이 많은 도움이 됐다. 날씨가 풀리고 기온이 올라가자 잡풀이 여기저기서 쑥쑥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그래서 갈 때마다 김을 매는 것이 생활화됐다. 주말농장이 나에겐 일일농장이나 다를 바 없었다. 한여름 내리쬐는 뙤약볕에서 얼마나 땀방울을 쏟아냈는지 영락없는 농사꾼의 몰골이 됐다. 특히 상추와 고추는 수확의 즐거움을 키워 줬다. 풍성한 농작물은 우리 식구들이 다 먹기에는 너무 많아 친인척과 지인들에게 수시로 나눠 주는 선심성 효자 작물이었다. 고추농사는 우리에게 항상 알싸한 풋고추의 사각거림과, 겨울 김장용 고춧가루의 필요량만큼을 충분히 안겨 주면서 큰 보람을 줬다. 얼마 전, 마침내 주말농장의 정점을 찍는 고구마를 캤다. 지난 몇 달 동안 주말에 아내와 함께 거름도 주고 잡초도 뽑으면서 열심히 일한 결과 알찬 고구마가 나를 반겨줬다. 내년에도 2년차 주말농장 ‘헐랭이 농장’에 열무, 상추,고추, 오이, 대파 등 싱싱한 채소류를 심어 우리 가족의 식탁을 풍요롭게 만들 것이다. 벌써부터 마음이 넉넉해진다.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A4 1/2장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사람들 - 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18년 11월 7일(수)까지 보내주세요(주소·연락처 기재).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 <비전성남> 편집실 전화 : 031-729-2076~8 이메일 : sn997@korea.kr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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