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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은 손맛이고, 옷은 올을 다툰다”

수제맞춤양복 43년 외길 인생… ‘김상태 양복점’ 송인욱 씨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8/10/23 [16:01]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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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맞춤양복점이 사라져가는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43년 수제맞춤양복의 외길 인생을 걸어온 이가 있다. 수정구 신흥1동에 위치한 ‘김상태 양복점’을 운영하는 송인욱(68) 씨가 바로 그 ‘양복장이’다. “수제맞춤양복을 만드는 일은 제 삶의 일부이자 천직입니다.”
 
패턴작업부터 소매·어깨·깃 한 땀 한 땀 자신의 혼을 불어넣어 수작업으로 양복을 만드는 그는 “바느질은 손맛이고, 옷은 올을 다툰다”고 말한다. 고객의 팔다리, 허리, 가슴둘레 등 신체에 딱 맞게 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체의 단점을 보완하고 취향도 반영하기 위해 고객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는 그는 “그렇게 만들어진 양복을 고객이 만족해하고, 지방으로 이사 가서도 다시 찾아와 줄 때 뿌듯하고 흐뭇하다”고 했다.

상호가 ‘김상태 양복점’인 것이 궁금했다. 그는 “김상태는 스승의 성함”이라며 “저의 기술을 인정해 준 스승이 은퇴하면서 물려준 상호라서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친척의 권유로 군 제대 후 명동과 종로에서 양복기술을 배웠다. 기술이 뛰어났던 그는1976년 성남의 한 양복점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았고, 1979년 자신의 양복점을 운영하면서 성남에 정착했다. “벌써 43년이 됐네요.” 그는 자신의 양복 인생을 회상하며 “1980년대 경기가좋았을 때는 한 해 500여벌의 양복을 제작하기도 했지요. 그때는 성남에만 300여 개 맞춤양복점이 호황을 누렸는데, 88올림픽 이후 기성품 선호로 양복점 폐업이 늘어났고 어려운 상황은 지금까지 이어져 가고 있습니다”라며 성남과 함께한 ‘김상태 양복점’의 역사를 꺼내 놓았다.
 
그는 시대가 변해 요즘은 수제맞춤양복을 찾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좋은 옷을 아는 사람은 아직도 잊지 않고 ‘김상태 양복점’을 찾아 주기 때문에 그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바느질은 계속 할 것이라고 했다.

옷에도 영혼이 깃든다는 말이 있듯이 수작업으로 자신의 혼을 불어넣어 양복을 만드는 ‘김상태 양복점’의 송인욱 씨.그는 고객과의 믿음과 신의를 중요시하고 수제맞춤양복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강하다.

“내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을 때 맵시도 나고 몸도 편안합니다. 저의 양복점을 찾아와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서 멋있고 편안한 옷을 지어드리겠습니다.” 송인욱 씨는 오늘도 세심한 성품과 장인의 손맛으로 성남 수제맞춤양복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상태 양복점 031-756-7657
정경숙 기자  chung09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