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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향기로운 사람이 넘치는 성남시

권순도 | 분당구 구미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8/11/21 [15:07]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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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사람이 넘치는 성남시
권순도 | 분당구 구미동
 
같이 일하는 부하 직원이 퇴근 직전에 갑자기 사무실캐비닛을 뒤져 붉은색 끈을 찾아들고는 사라졌다.

잔무를 마치고 지하로 내려갔는데 지하 2층에서 그 직원이 웬 종이박스 뭉치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다가 나와 마주쳤다.

퇴근도 안 하고 바쁘게 왔다 갔다 한 게 궁금해서 뭐하냐고 묻자 그냥 피식 웃으며 “필요해서요”라고만 말했다.

그런데 정문을 나서던 중 회사 앞 길가 인도에 리어카를 끄는 할머니와 그 직원이 서 있는 게 보였다. 조금 전 회사 창고에서 꺼내 온 종이박스 묶음을 그 할머니 리어카에 싣고 있는 게 아닌가.
 
나일론 끈으로 묶은 박스 뭉치를 할머니 리어카에 얹자 할머니는 고맙다며 인사를 몇 번이나 했고, 이 직원은 멋쩍었는지 뒤통수를 만지며 같이 인사를 하면서 헤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아하, 이 친구는 회사에서 버려진 종이박스가 쓰레기장으로 가기 전에 그걸 묶어 폐지 수집하는 할머니께 가져다 준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차를 세우고 밖으로 뛰어나가 이 직원을 안아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진정 그는 사람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명품 성남시민, 더불어 살기를 실천하는 성남의 친절한 이웃, 업무 처리 ‘똑 소리’ 나고 인간성도 좋은 사람이었다.

그날 이후 이 직원이 다시 보였다. 인사고과를 잘 주고 싶은 마음도 쑥쑥 솟아났다. 남들에게 자신이 하는 이런 일을 내색조차 하지 않는 사람, 참 아름다운 사람을 부하직원으로 두고 같은 직장에 다니는 게 정말 기분이 좋다.

남을 배려하고 남에게 나눠주려고 하는 사람들과 함께 수레바퀴처럼 굴러가며 사는 게 좋다. 성남에는 항상 이 직원처럼 ‘마음이 향기로운’ 사람들이 넘쳐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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