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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신부님의 안아 주고 나눠주며 의지할 수 있는 집

실내 저녁 무료급식소… 김하종 빈첸시오 신부의 ‘안나의 집’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8/11/22 [14:11]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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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숙인 무료급식소에서 배식하는 모습    © 비전성남
 
▲김하종 빈첸시오 신부     © 비전성남
 
사회복지법인 ‘안나의 집’. ‘처음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구절처럼 20년 전 컨테이너에서 시작했으나 지난 9월 많은 사람들의 기적 같은 연대로 신축건물을 완공했다. 그동안 무료급식소 이용자도 200만 명을 넘어서며 고통받고 소외된 모든 이들의 따뜻한 보금자리로 자리매김한 안나의집을 찾았다.
 
길 잃은 양들의 친구
지난 1998년 중원구 하대원동에 개관해 20년간 노숙인들의 안식처가 된 안나의집. IMF로 인해 사회적으로 불안하던 시기, 안나의집 시작에 큰 도움을 준 오마태오 봉사자. 그의 어머니 세례명을 따라 “안나의 집”이라 명명하게 됐다.

안나의집은 노숙인 급식소로 많이 알려졌지만 노숙인 자활작업장, 노숙인 자활시설, 공동생활가정, 청소년자립관, 성남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성남시단기·중장기청소년쉼터(남자)도 운영하고 있다.

“밥 한끼 나눔의 배려보다 더 큰 사랑은 없습니다”를 모토로 운영되는 노숙인급식소에서는 매일 120kg의 쌀로 평균 570여 명이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쌀과 식재료의 상당부분은 개인과 단체, 기업 등의 후원으로 마련되며, 배식도 매일 봉사자들의 손길로 이뤄지고 있다.

“필요한 물품을 파악한 후 사주시는 기업과 단체, 배식 봉사자들 모두 너무나 감사합니다. 1년 급식소 예산 중 성남시청 지원이 19%이고 나머지는 후원으로 충당하는데, 식재료가 부족한 것이 늘 마음이 아픕니다. 시청의 지원이 더 늘어나기를 기도합니다.” 안나의집 대표 김하종 신부의 소망이다.

식사뿐 아니라 법률상담, 무료진료, 이미용봉사, 취업상담, 옷 나누기, 인문학강의 등 요일별 프로그램으로 대상자들의 자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주거 해결을 위한 노숙인 자활시설, 근로를 통한 사회복귀를 할 수 있도록 자활사업단(종이쇼핑백 제작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노숙인 자활시설 산하 폴리포니 합창단은 국내 최초 남성 노숙인 합창단으로 전국합창경연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나아가 청소년을 위한 쉼터, 청소년자립관과 공동생활가정을 연계 운영해 위기청소년을 보호함으로써 건강한 사회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어려운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삶에 기쁨을 깨닫고 시작한 일들”이라고 말하는김하종 신부. 길 잃은 양들의 친구, 김 신부와 안나의집 이야기는 KBS 인간극장 “신부님, 산타신부님”으로 방영되기도 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한 사랑
늘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를 말하는 김하종 신부는 “저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사람입니다. 존경하는 김대건 신부님의 김씨를 쓰고요. 성남을 사랑해서 성남 김씨의 창시자가 됐어요”라며 미소를 띤다.

그는 성남이 부자 도시가 아니라 행복한 도시가 되려면 나눔과 사랑을 실천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인류는 하나입니다. 피부색, 종교 등에 관계없이 사랑을 실천하면 행복해지고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예수님이 저한테 맡기신 일, 사랑하는 일을 실천하려는 것뿐입니다.”

사제 서품을 받고 한국에 온 지 28년, 우리나라 최초의 실내 저녁 무료급식소인안나의집을 만들기까지 그가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떤 원대한 목적이 아니라 그저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한 사랑이었다. ‘하느님의 종’이라는 뜻으로 김하종이라는 한국이름으로 살고 있는 김하종 빈첸시오 신부. “행복은 가지려는 것이아니라 나누면서 얻는 것이에요”라는 그의 말이 마음의 북을 두드린다.

안나의집 031-757-6336, 이훈이 기자  exlee1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