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거 같지 않던 마지막 행사가 왔습니다. 서운하시죠?” “너무 서운해요! 내년에도 계속 하고 싶어요!” 12월 13일 신흥3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지난 1년 사계절 동안 진행한 '이웃과 함께 행복찾기 동행' 마지막 겨울이야기 힐링북 행사가 열렸다.
그동안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별로 열린 힐링북 행사. 홀몸 어르신 가구와 신흥제3어린이집 학부모들이 가족결연을 맺고 함께 도서를 읽은 후 주제에 맞는 활동을 펼쳤다. 봄에는 “사랑에 빠진 개구리”를 읽고 개구리버거 만들기, 여름에는 도서 “브레멘 음악대”와 함께하는 주민 음악회, 가을에는 “행복한 의자나무” 책을 읽으며 가을 소풍을 떠났다.
겨울 활동의 주제는 김장. 참여가족과 신흥3동 지역사회협의체 위원 등 내빈 소개 후 동화 “김장하는 날”을 신흥제3어린이집 김소영 선생님의 실감나는 구연으로 감상했다. “오늘은 우리집 김장하는 날. 맑은 물에 배추 씻고 고추양념을 만들어요~” 김장하는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만약에 김치가 없었더라면 무슨 맛으로 밥을 먹을까?” 김치 노래를 들으며 김장 담그기에 돌입했다.
싱싱한 햇배추에 정성스레 준비한 김치소를 넣으며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웃음꽃 피는 김장 잔치가 펼쳐졌다. 수북하던 김치소가 여럿이 함께 넣으니 쑥쑥 줄었다. 고사리손으로 김치소를 넣으며 나름 심각한 표정으로 집중하는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어르신들.
“오늘 할머니랑 같이 김치 담가서 재미있었어요. 할머니 만나는 것도 너무 좋고요. 김치 진짜 맛있어요!” 입이 벌게지도록 김치를 먹는 아이들의 얼굴이 해맑다.
아이들에게 모자와 목도리를 떠주신 이종임 어르신은 “우리 애들 정말 예쁘지요?” 하며 미소가 번졌다. “‘할머니, 감기 조심하세요’ 하고 전화도 해주는 정말 기특한 우리 애들이에요. 이렇게 나와서 다들 만나니 더 좋네요. 행사날은 하루 종일 행복해요.” 보현이네 가족도 “처음엔 어색하고 쑥스럽기도 했지만, 이제는 전화도 더 자주 드리게 되고, 댁에도 방문해 살펴 드리기도 합니다. 저희가 조금이나마 뭘 해드릴 수 있다는 게 감사하지요. 어린이집과 연계해 결연한다는 것이 참 뜻깊습니다”라며 입을 모았다.
“어르신들이 자세히 표현은 안 하셔도 기뻐하면서 눈물까지 흘리시는 것을 보면 가슴이 뭉클합니다.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작은 사업이 가지치기처럼 뻗어나가는 것이 대단합니다. 앞으로 지역주민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복지공동체 사업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며, 우리지역에 이웃이 이웃을 살피고 돌보는 탄탄한 지역안전망이 구축되기를 희망합니다.” (행사를 진행한 이혜숙 맞춤형복지팀장) “보이지 않아도 맛을 내는 소금이 없으면 김치를 못 담그잖아요? 실적이나 규모로 보이는 복지사업이 아니라 동네 스스로 나눌 수 있는 이런 일들이 활성화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지역 사업이 소금과도 같은 진정한 복지라고 생각합니다. 결연가족들이 평소에도 연락하고 잘 지내니 정말 흐뭇하고요, 1년 동안 아이들과 어르신들과 정말 행복했습니다.” (신흥제3어린이집 박예자 원장)
“그동안 사계절 행사를 정말 즐겁게 준비했습니다. 행사날은 아침부터 설레요. 금년 행사는 오늘이 마지막이지만 절대 끝이 아닙니다. 앞으로도 이웃과 함께 더 행복한 동네가 될 수 있도록, 우리 신흥3동이 성남에서 제일 가는 동네가 될 수 있도록 뛰어야겠지요.” 강해옥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의 다짐이다. 취재 이훈이 기자 exlee1001@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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