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해년(己亥年) 새해 아침 해맞이 행사가 판교 마당바위에서 많은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판교 마당바위는 마당처럼 넓고 크다 해서 마당바위라고 한다. 청계산 국사봉에서 힘차게 뻗어 내려온 산맥의 정기가 서린 바위로, 오랜 옛날부터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소원이 꼭 이뤄진다고 전해내려 온다. 이날 행사는 판교마당바위문화추진위원회(위원장 한문수)와 성남문화원(원장 김대진) 주최로 일곱 번째 열리는 새해 해맞이 행사다.
판교청소년수련관 앞에서 시작되는 마당바위 가는 길에 청사초롱이 걸리고, 깜깜한 산길 갈림길에서 작은 손전등을 건네주며 길 안내를 해주는 이들이 있었다. 해마다 안내봉사를 하고 있다는 바르게살기위원회(위원장 박숙희) 회원들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세요” 하며 손전등을 건넨다. 손전등을 받은 시민들도 서로 고마운 인사를 주고받는 새해 아침이다.
판교동 고영애 통장은 해마다 하는 행사여서 25명 통장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면서 마당바위 가는 동안 곳곳에 통장들이 안내봉을 들고 새해 인사와 길 안내를 했다.
손전등을 들고 산길을 오르는 어린이를 만났다. “아빠가 함께 가자고 해서 왔는데 힘들다”는 시헌(낙생초) 어린이, 황금돼지띠 새해에 해 뜨는 광경을 함께 보려고 같이 왔다는 아빠 유진석 씨는 딸의 기분을 맞춰주느라 잠시 의자에서 쉬어가기도 했다.
오전 6시 40분부터 시작된 천제봉행은, 천제봉행 참례자들과 윤종준(성남학연구소) 상임연구원의 집례로 봉행(奉行)됐다. 천제봉행이 끝났을 때 밤·대추·곶감·호도를 한 알씩 나누는 기분 좋고 정겨운 새해아침 마당바위 풍경이다.
오전 7시 47분 해 뜨는 시간을 기다리며 김일수(판교마당바위문화추진위원회) 사무국장은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을 소개했다. 박철현 분당구청장은 은수미 성남시장의 새해인사말을 전했다.
함께한 시민들은 서로 새해 건강을 기원하는 덕담을 주고받았다. 장동석(판교동주민자치위원장) 부위원장은 손을 마주치며 인사를 나눠 큰 웃음을 줬다. 어둠을 뚫고 먼 길을 온 김재혁(여수초) 어린이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고령의 이승기(92·판교동) 어르신께 함성과 박수를 보내며 건강을 기원했다.
이승기 어르신은 “나이 한 살 더 먹어서 92살이라고 하니 모두 깜짝 놀라. 이 나이에 어디 가느냐고들 하지만 길을 나서보니 오늘도 여기까지 오게 됐어.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 또 만나고! 오케이? 땡큐 베리 마치!”라며 영어로 인사까지 했다.
성남마을넷 권정미(금곡동) 위원장은 마을에서 이웃이 함께 소통하고, 새해 아침 햇살처럼 따뜻한 정을 나누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하며 마당바위 해맞이행사에 참여했다고 한다. 각종 문화생활을 성남에서 한다는 김석열(33·용인시 동천동) 씨는 “수지에서 가장 가깝고 좋은 해맞이 장소라고 해서 처음 마당바위로 오게 됐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올 줄 몰랐다. 가족의 건강과 함께 올해 돈을 많이 벌고 싶다. 아직 결혼은 안 했다. 성남은 지금도 좋지만 앞으로도 많이 발전하기를 기원한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해가 구름에 가려 시간이 지나도 모습을 보이지 않더니 “올라온다!” 큰소리에 모두 환호성을 올리며 만세를 불렀다. “이 땅 위에 사는 나는 행복한 사람 아니냐.” 시민들은 ‘아름다운 나라’를 합창해준 벨칸토 케이 합창단과 박수치며 함께 ‘희망의 나라로’를 불렀다. 2019년 마당바위에서 모두의 소원이 꼭 이뤄지기를 기원하며 환해진 산길을 내려오는 시민들 발걸음이 가볍게 느껴졌다.
가족의 건강과 행복, 한 해의 무탈함을 바라는 소원지를 쓴 장재영(71·수내동) 씨처럼 우리 모두는 같은 바람을 갖고 있지 않을까?
판교청소년수련관 앞에서는 소원지 쓰기, 제기차기, 윷놀이, 공연 등 2부 행사가 진행되고 따끈한 가래떡을 나눠 주는 판교동행정복지센터 유관단체들의 봉사의 손길이 바쁘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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