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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민 독서 릴레이 ④ 사회복지사 이성실] 공감, 마음을 비추는 거울

≪당신이 옳다≫, 공감과 치유 다시 알기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3/22 [15:31]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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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은 다정한 시선으로 사람 마음을 구석구석, 찬찬히, 환하게 볼 수 있을 때 닿을 수 있는 어떤 상태다.
사람의 내면을 한 조각, 한 조각 보다가 점차로 그 마음의 전체 모습이 보이면서 도달하는 깊은 이해의 단계가 공감이다.
상황을, 그 사람을 더 자세히 알면 알수록 상대를 더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면 할수록 공감은 깊어진다. 그래서 공감은 타고나는 성품이 아니라 내 걸음으로 한발 한발 내딛으며 얻게 되는 무엇이다.
- ‘3장 공감 빠르고 정확하게 마음을 움직이는 힘ʼ 중에서
 

▲ ≪당신이 옳다≫, 정혜신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 비전성남

 
성남시민 독서릴레이 4월 주자 이성실 사회복지사가 들고 나온 ≪정혜신의 적정심리학-당신이 옳다≫ (이하 당신이 옳다)는 모서리가 접힌 페이지가 많았다. 전날 늦은 야근으로 피곤했을 텐데도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이 복지사는 정신장애인의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정신재활 시설 고운누리에 근무 중이다. 회원들의 생각과 마음을 끌어내고 회원들과 일터 사이를 조율한다. 그동안 경험에서 깨달은 생각들을 ≪당신이 옳다≫에서 많이 발견했다.

이 복지사는 먼저 “감정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옳고 그르다 판단할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감정 표현에 대해 너그럽지 못하다”고 한다. ≪당신이 옳다≫는 가치관이나 견해는 보고 배우는 것일 수도 있지만 감정은 오로지 ‘나’, 자체라고 한다. 그래서 감정이 통제되고 소거되는 삶은 ‘나’에게서 멀어지는 삶이라고 한다.

당신이 옳다? 사람이 잘못 판단하기도 하는데 어떻게 옳다고만 할 수 있는가? 정혜신 전문의가 말하는 ‘당신이 옳다’는 옳고 그름의 판단이 아니다. ‘사람이 그럴 때는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사람 마음은 항상 옳다’라는 뜻으로 그 사람 자체를 온전히 수용하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준 존재를 통해 자신에 대해 안심하고, 자기 생각과 마음을 드러내는 데 위축되지 않는다.

이성실 복지사는 자신을 다독이기보다는 다그쳤다. 이해하고 칭찬할 만한데도 그러지 않을 때가 많았다. 일을 하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볼 수 있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당당해졌다. 사람을 이해하는 폭도 넓어졌다.

정신의학과 정혜신 전문의는 30여 년간 의사로 활동하면서 최근 15년은 대기업 CEO, 법조인, 정치인, 고문피해자, 집단해고 노동자,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만났다. 진료실이 아닌 현장에서 사람들의 속마음을 듣고 고통을 나누면서, 아픈 이들을 ‘환자’가 아닌 ‘사람’으로 바라보게 됐다. ≪당신이 옳다≫는 현장에서 사람 대 사람으로 많은 이들의 아픈 마음을 치유한 ‘공감’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누군가 평소와 조금만 달라도 그 사람에 대해 궁금해 하기보다는 병원에 가라는 말을 먼저 한다. 이성실 복지사는 그 사람의 마음이나 감정을 물어보면 방법이 보이기도 하는데 바로 전문적인 치료를 권하는 것은 사람, 마음, 나와 너, 우리에 대해 모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신이 옳다≫의 공감도 모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왜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쉰다. 모르면 공감할 수 없다. 알아야 공감할 수 있다. 알려면 물어야 한다. 제대로 알고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조심스럽게 물어야 한다. 배경, 관계, 선입견을 모두 버리고 그 사람, 그 마음 자체에만 집중해서 물어야 한다. 묻고 말하는 동안 나는 상대의 마음을 알게 되고 상대는 자신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깊은 속내를 꺼내기도 한다.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던지는 충고·조언·평가·판단은 마음과 입을 닫게 할 뿐이다.

공감은 납득이 안 가는 데도 억지로 참으면서 끄덕끄덕하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에 대해 깊이 묻고 듣고 알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그 존재 자체에 대해 갖게 되는 통합적인 정서와 사려 깊은 이해의 어울림이다.
 
성남시민 독서릴레이 5월, 이성실 복지사는 SNS소식으로 알게 된 수내동 그림책문화공간 ‘그림 NORi’ 이지은 대표에게 아이들이 좋아할 그림책과 어른을 위한 그림책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5월! 벌써 기다려진다.

취재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  
 

 
▶ 성남시민 독서 릴레이는 시민과 시민이 책으로 만나고 소통하는 공간입니다.
① 은수미 성남시장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 ② 보육교사 노희지 ≪언어의 온도≫ → ③ 일하는학교 ≪배를 엮다≫ → ④ 사회복지사 이성실 ≪당신이 옳다≫ → ⑤ 그림 NORi 이지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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