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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essay] 황쏘가리처럼

윤미라 | 분당구 야탑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3/22 [11:15]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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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쏘가리처럼
윤미라 | 분당구 야탑동
 
며칠 전 친구와 오랜만에 만남을 가졌다. 나이가 50을넘어서니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가족 중심이 됐다.
 
친구는 아들 때문에 걱정이 많다고 하소연을 했다. 자기를 닮아 아들이 키가 작아 여자친구도 못 사귀고, 회사 취업을 위한 면접시험 준비도 힘들다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외모도 하나의 스펙이 되는 요즘 세상에서 키 때문에 힘들어 하는 친구 아들의 하소연을 듣고 있자니 참 안타까웠다. 어릴 때부터 쭉 봐온 친구의 아들은 말 그대로 엄친아였다. 공부도 잘하고 예의 바르게 잘 자란 우수한 청년이었기 때문이다. 키와 같은 외적인 요소보다는 그 내면의 됨됨이와 능력을 살펴 볼 줄 아는 사회가 돼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아직인 듯하다.

그러다 언젠가 수족관에 가서 본 황쏘가리가 생각났다. 황쏘가리는 황금빛 찬란한 외모를 가져 사람들의 감탄과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 알고 보면 황쏘가리는 색소결핍증인 백화(알비노)현상 때문에 일반 쏘가리의 검은 얼룩무늬 대신 황금빛 무늬를 가지게 됐다. 이 부족함으로 만들어 낸 아름다움 덕분에 천연기념물 190호로 지정됐다. 부족함이 이렇게 아름답고 화려한 빛을 낸다는 사실, 남들과 다름을 아름답게 봐주는 시선이 참 아이러니하고 신기하다.

이런 황쏘가리와 같은 일이 사람의 세상에서도 일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개인이 가진 결핍이 오히려 빛을 내주고 아름답게 봐줄 수 있는 세상이 된다면 상처받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위안이 될 것이다.

또한 사람들 모두 자신의 결핍이 부끄럽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나만의 유일한 강점이라고 생각하고 자신 있게 행동할 수 있는 세상이 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황쏘가리처럼 그런 사회가 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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