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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상권] 전국 유일, 최대 규모 자랑하는 ‘모란전통기름시장

“날마다 깨 볶는 냄새 맡아 행복해요”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3/22 [10:41]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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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깨 볶는 냄새를 맡아서 행복하시겠어요.”
농담처럼 던진 질문에 “네, 행복합니다!”라고 동심인 듯 진심으로 대답하는 상인들의 표정과 목소리에서 행복이 뚝뚝 떨어진다. 지금 막 착유돼서 기름병에 담기는 고소한 참기름처럼.
 
분당선 모란역 5번과 6번 출구 사이 뒤편, 알파벳 F 모양으로 형성된 ‘모란전통기름시장’은 눈이 아닌 코로 찾을 수 있을 만큼 고소하다.

시장 골목에서 풍겨지는 고소함이 이곳이 전국 유일, 최대 규모 기름시장이란 걸 알리는 듯 하다. 부모, 자식이 대를 잇고 3대를 준비 중이라는 화성기름집, 맞은편 대성기름집과 동서지간이라는 서울기름집, 조광용 상인회장은 기름집(충주기름)에 장가 와서 처가의 대를 잇고 있고, 누구네랑 누구네는 기름집을 운영하다가 사돈이 되고…. 모란전통기름시장 상인들의 가계도를 들여다보면 멀어야 사돈에 팔촌일 듯 재밌고 신기하다.

가족이 대를 잇고 형제와 자매, 친척이 한 곳에서 오순도순 기름집을 운영한다는 것이 상인들에겐 자부심이다. 게다가 50년 전통의 전국 유일, 최대 규모, 전국에서 가장 맛있는 기름을 짜내고, 그게 뭐든 씨앗이라면 100% 착유가 가능한 기름시장이다.

모란전통기름시장의 역사는 약 50년 전부터시작된다. 길가 난전에서 고추를 팔던 고추시장에 하나 둘 기름집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당시엔 착유된 기름을 판매하거나 구입하기보다는 손수 농사지은 참깨, 들깨를 한 가마씩 지고 와서 기름을 짜가던 곳이었다.

현재는 시장 내 68개 점포 중 40곳이 기름집이며 나머지는 약초, 젓갈, 정육, 식당 등으로 형성돼 있다. 지난해 6월 기름시장의 명성을 살려 ‘모란전통기름시장’으로 등록하면서 상인회가 형성되고 상인대학, 맞춤형 교육 등을 상인 100%가 수료했다.

기름시장에선 “불경기라서 장사가 안 돼서 힘들어요”란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전에 비하면 판매가 많이 감소했지만 ‘먹고 살 정도면 된다’는 상인들의 긍정적 마인드가 돋보인다.
 
조광용 상인회장은 “박리다매(薄利多賣)를 추구하며 멀리서 오는 손님께 교통비라도 빼드리고자 하는 상인들의 배려로 타 지역과 비교해 저렴하게 판매한다. 깨를 가져오지 않아도 즉석에서 착유해 갈 수 있다”며 “이제 성장할 일만 남았습니다. 더 멋진 기름시장으로 전통을 이어 성장시키겠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힌다.
 
 
 
 
 
상인들은 대를 이어 기름집을 운영하고 소비자 또한 대를 잇는다. 친정엄마와 시어머니가 이용하던 기름시장을 딸과 며느리가 찾고, 멀리 제주도, 더 멀리 일본, 남아프리카에 거주하는 교포들도 이곳 기름을 찾는다. 그래선지 매출의 60%는 택배 이용 고객이 차지한다. 근래엔 기름도 구할 겸 외국인 관광코스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취재를 마치며 성남사랑상품권을 지불하고 갓 짜낸 참기름 두 병을 구입했다. 아동수당 체크카드는 사용 추진 중이다. 매주 일요일은 휴무지만 ‘모란민속오일장’이 서는 일요일은 정상 영업한다.

취재 윤현자 기자  yoonh1107@naver.com 
취재 김미진 기자  qeen03@hanmail.net 
 
▲ 모란기름시장상인회 사람들     © 비전성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