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몸, 예술로 만나다… 2019 동시대이슈展 <바디스캔들> 개막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3/22 [16:37] | 본문듣기
  • 남자음성 여자음성

 
▲ 2019 동시대이슈전 <바디스캔들> 전시 현수막이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 외벽을 덮었다.     © 비전성남
 
우리는 몸을 매개로 세상과 조우한다. 그렇다면 몸이란 우리에게 무엇일까?

‘2019 동시대이슈展’, <바디스캔들>이 3월 21일 목요일 성남문화재단 큐브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했다.

 

다양한 관점과 해석이 녹아 있는 화제작과 문제작을 소개하는 이슈전은 2017년 ‘분단’이라는 주제에 이어 이번 전시는 ‘몸’에 주목했다. 생명 존재의 시작이요 끝인 몸과 신체, 육신 등을 모티프(motif)로 사회적, 정치적, 미학적 이슈들을 독특하게 담고 풀어낸 작업들을 소개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프랑스, 뉴욕 등지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7명 국내외 작가들의, 몸에 대한 다각적인 시선과 표현이 녹아 있는 30여 점 작품을 전시한다.

    
▲ 임승천 작가가 전시 관람에 앞서 작품설명과 인사를 하고 있다.     © 비전성남
▲ 임승천 作, Link, 103×25×16cm,each, Mixed Media, 2014     © 비전성남

 

전시 관람은 로비에 설치된 조각가 임승천의 Link라는 작품으로 시작되는데, 여러 표정을 가진 다수의 조각상들이 서로 연결된 모습이다. 사회적 환경과 조건에 반응하는 인간의 인성(人性)과 수성(獸性)의 무기력한 길항을, 집단 초상을 통해 불편하게 까발리고 탐색했다는 설명이다.

    
▲ 황호섭 작가의 작품이 나윤선의 재즈음악과 같이 전시되고 있다.     © 비전성남
▲ 황호섭 作, same girl VI 2014-2015, 205x138x15cm, acrylic,mixed media on canvas, 2014-2015     © 비전성남

 

전시관 내부로 들어서면 인간의 왜곡된 욕정과 욕망으로 뒤엉킨 작금의 현실을, 근원에 소급해 미래로 풀어내려는 재불 작가 황호섭의 화려한 막으로 덮인 군상(群像) 더미가 나윤선의 재즈음악과 함께 펼쳐진다.

 
▲ 강영호 作, 때를 알리지 않는 닭, 150x150cm, Pigment ink on fine art paper, 2009     © 비전성남

 

이어 거울과 카메라를 활용해 자신의 몸과 정신 속에 살고 있는 또 다른 자신을 빙의하듯 끄집어낸 셀피(Selfie) 작품으로, 독특한 의례(儀禮)를 치르는 사진작가 강영호의 집혼의식(集魂儀式).

 
▲ 흑표범 作, 정오의 목욕, 8min 40sec, Performance video, 2011     © 비전성남

 

그 안쪽 전시실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세월호라는 역사적 사건과 비극을 접신하듯, 씻김굿 형식의 제의적(祭儀的) 퍼포먼스로 풀어낸 흑표범의 퍼포먼스 비디오 작품들이 준비돼 있다.

 
▲ 한무권 作, POEM, 56sec, Uhd color video and sound, 2019     © 비전성남
▲ 한무권 작가의 UHD 작품     © 비전성남

 

입구 왼쪽 암막 커튼을 걷자, 커다란 UHD 브라운관이 나타난다. 뉴욕에서 영원한 이방인으로 살아가며 경험했던 애환과 극복의지를 수만 번의 몸짓으로 붓처럼 움직여, 낱말과 문장으로 쌓아 만든 영상작품이다. 한무권의 정체성 찾기 프로젝트 몸의 역사(歷史) 혹은 몸의 역사(役事) LOVE VIRUS 그리고 POEM은 눈물에 번진 편지 같다.

 
▲ 박소빈 작가의 거대하고 장엄한 연필드로잉 작품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비전성남

 

부석사 설화를 바탕으로 용(龍)으로 변한 여인의 지고지순한 순애보를 통해 새로운 여성신화의 창조와 영원한 사랑을 노래하는 박소빈의 장엄하다 못해 지독한 연필 드로잉을 만나게 된다. 가녀린 체구에 비해 너무 거대한 작품이 걸린 걸 보니 작가가 어깨에 병까지 얻었다는 이야기가 이해가 간다.

 
▲ 중국작가 허윈창의 프린트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 비전성남
▲ 허윈창 作, Nirvana the human body, 12min 41sec, Video, 2013     ©비전성남

 

제일 안쪽 마지막 전시실에는 매번 무모하리만큼 몸을 던진 충격적인 퍼포먼스로 세상을 놀라게 하는 세계적인 중국작가 허윈창의 작업, 한 개의 갈비뼈 시리즈와 열반(涅槃)·육신(肉身)이라는, 주술적(呪術的) 사유와 천착이 전시를 마무리한다.

    

작가 오시프 만델스탐은 “영원한 창문의 유리 위에 남겼다. 나의 숨결을, 그리고 내 몸 안에 온기를”이라는 글을 남겼다. 우리의 생명은 육신이 공간에 머문다는 가장 분명한 증거다. 만약 신체가 가지고 있는 생명의 정보, 감정의 내용, 욕망과 표현이 모두 사라진다면 몸은 분명히 아무런 의미 없는 움직이는 껍데기에 불과할 것이다.

 

<바디스캔들>의 참여 작가들은 몸의 안과 밖에 존재하는 내재적·외재적 조건들을 사유하고 끄집어내, 개성 강하고 특별한 화법(畫法)과 작법(作法)으로 자신과 세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 포스터로도 사용된 박소빈作, In Love II, 228.6x142.24cm, Pecils on the paper, Bronze powder, Coloring 2009     © 비전성남

 

성남문화재단 수석큐레이터 박천남 전시기획부장은 “몸을 텍스트 삼아서 미학적, 철학적인 고민을 담아내는 훌륭한 작가들의 작업을 소개함으로써 과연 몸이라는 것이 다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이고, 우리는 몸을 어떻게 봐야하는지 주체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전시를 기획했다. 많은 관심 부탁한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 작가와 가족 및 전시관계자들이 21일 개막을 축하했다.     © 비전성남

 

이번 ‘2019 동시대이슈展’, <바디스캔들>은 3월 22일(금)부터 8월 25일(일)까지 전시를 이어간다. 관람객들에게 우리와 가장 친숙한 몸에 대해, 몸과 관계된 수많은 조건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색다른 계기로 다가가길 기대해 본다.

   
▲ 동시대이슈전 <바디스캔들> 포스터     © 비전성남

 

※ 참고: 이 전시는 신체노출로 청소년의 관람이 일부 제한될 수 있고, 충격적이고 기이(奇異)한 작품이 포함돼 임산부와 노약자, 심신이 미약하신 분들은 스태프의 안내를 따라 주시길 권고한다.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

031-783-8141~9, www.snart.or.kr

개관시간 10:00~18:00(월요일 휴관),

매주 수요일 20:00까지 연장개관

정규도슨트 11:00, 14:00, 16:00

    

    

취재 양시원 기자 seew2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