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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G-mind 정신건강연극제 ‘태양을 향해’

17일, 정자동 한국잡월드서 열려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4/19 [20:09]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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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을 향해’ 포스터 (앞)     © 비전성남
    

지난 4월 17일 수요일 오후 2시, 제13회 G-mind 정신건강연극제가 정자동 한국잡월드 나래울극장에서 열렸다. 경기도정신건강복지센터 주최, 성남시정신건강복지센터, 수정·중원·분당구 보건소 주관으로 경기도립극단이 제작을 맡았다.

    
▲ 한국잡월드     © 비전성남
▲ 한국잡월드 내 나래울극장     © 비전성남

    

2007년 첫 공연을 시작으로 올해 13회를 맞는 ‘G-mind 정신건강 연극제’는 4월 12일 안산을 출발점으로, 4월 17일 성남을 거쳐 10월 31일 안성 공연을 끝으로 경기도 20개 도시 순회공연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 ‘태양을 향해’를 보러 온 시민들     © 비전성남

 

언제든G, 어디서든G, 누구든G, 무엇이든G를 의미하는 경기도 정신건강 브랜드 ‘G-mind’. 이를 내세운 정신건강 연극제는 도민들의 정신건강 함양과 정신질환 편견해소를 위해 청소년 비행, 노인치매, 알코올 중독 등 다양한 주제로 공연을 하고 있다. 올해는 ‘태양을 향해’라는 제목으로 과도한 음주 문제와 그로 인한 가정의 아픔을 이야기한다.

    
▲ 공연 모습     © 비전성남
▲ 공연 모습     © 비전성남

 

엄마와 단 둘이 사는 은찬이는 십대다. 평범한 십대들이 갖는 고민 외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은찬이는 아파트 옥상에 자주 올라간다. 왕따 시키고 돈을 뜯는 학우들보다 더 신경 쓰이는 건 매일 혼자 술을 마시는 엄마다.

    
▲ 엄마와 경찰관 신석기, 그리고 은찬     © 비전성남

    

‘어른이 된다는 건 슬픈 마음과 친구가 되는 것’. 은찬이의 노래처럼 매일 술과 함께 슬픔이라는 친구를 찾는 엄마. 은찬이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엄마의 술잔에 장풍을 쏘고 비오는 날 피뢰침을 들고 옥상에 올라가 번개를 기다리는 것뿐. 번개를 맞는 순간 엄마가 술 마시는 이유인 과거를 되돌릴 수 있는 힘이 생길 거라는 믿음과 함께.

    

감당하기 힘든 현실의 무게에 황당무계한 믿음을 만들어 버린 은찬이와 술로 삶의 괴로움과 아들에 대한 죄책감을 잊으려는 엄마를 도운 건 다름 아닌 주변의 작은 관심이다. 학교 밖까지 따라 나와 은찬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 혹시라도 하는 마음에 은찬이를 뒤쫓아 옥상을 오르고 고통-술-죄책감-술의 악순환에 빠진 엄마를 이해하고 위로하는 경찰관.

    

‘서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가치 있게 만들고 삶을 살아갈 힘을 준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연극 ‘태양을 향해’. 태양을 등진 채 어두운 그림자만 쫓던 가족이 마침내 뒤돌아서 태양을 향해 첫걸음을 내딛는 감동을 전한 무대였다.

    
▲ 연극이 끝나고 관계자들과 연극 주역들의 기념촬영     © 비전성남

  

누구든지 겪을 수 있는 정신적 문제. 그건 불치병이 아니라 작은 이해와 관심으로 벗어날 수 있는 내가 만든 그림자라는 것. 연극이 이끈 결론과 함께 은찬이의 대사가 여운처럼 귓가에 맴돈다.

    

“엄마가 받은 모든 상처, 다 세상이 만든 거야. 그러니까 죄책감 갖지 마.”

    

제13회 G-mind 정신건강연극제 다음 공연은 5월 13일(금) 오후 2시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있다. 성남 공연을 놓쳤지만 ‘태양을 향해’를 꼭 보고 싶은 시민은 성남에서 가까운 광주(10월 23일)와 용인(10월 25일, 용인문화재단 마루홀) 공연을 찾아봐도 좋을 듯하다.

 

취재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