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에프의 《피터와 늑대》는 아이들을 위한 관현악 동화다. 주인공 피터가 할아버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홀로 숲으로 들어가 무시무시한 늑대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관현악곡이다.
동화 속 캐릭터들이 일정 관현악기와 연결돼 소리로 인물을 상상하며 감상할 수 있어 흥미롭다. 숲속 이곳저곳을 겁 없이 돌아다니는 피터는 경쾌한 현악기가, 음흉한 늑대는 프렌치 호른이, 근엄한 할아버지는 낮은 음의 바순이, 나뭇가지에서 지저귀는 새는 높은 음의 플루트가, 호수에서 헤엄치는 오리는 오보에가, 새를 잡으려 덤불 아래로 낮게 움직이는 고양이는 클라리넷이, 사냥꾼의 총소리는 북이 담당한다.
프로코피에프가 직접 해설을 썼으며, 이후 여러 지휘자, 영화배우, 가수가 해설자로 유명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음반들이 있다. 지휘자 레오나르드 번스타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작 펄만, 영화배우 숀 코네리, 가수 데이비드 보위의 해설뿐 아니라 지휘자 아바도와 함께 인형 애니메이션에 참가한 가수 스팅의 해설도 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다.
아직 만화를 좋아할 아이들을 위해 디즈니가 만든 《피터와 늑대》도 있다. 1945년 디즈니작품은 각 악기와 해당 캐릭터를 그림으로 소개해 어린 아이들이 재미나게 감상할 수 있다. 실제 오케스트라 연주 영상을 보고 싶다면 브람웰 토베이 지휘 및 해설의 밴쿠버 오케스트라 연주를 추천한다. 각 악기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유익하다.
클래식 입문에 좋은 또 다른 작품으로 영국 작곡가 브리튼의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을 소개한다. 프로코피에프의 《피터와 늑대》가 어린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클래식 음악 입문을 돕는다면, 브리튼의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은 관현악을 구성하는 악기들을 보다 상세하게 소개한다.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네 악기군인 목관악기, 금관악기, 현악기, 그리고 타악기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이들의 음색, 역할, 성격 등을 설명한다.
1994년에 나온 알랭 롱바르 지휘의 스트라스부르그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음반을 추천한다. 대한민국의 자랑인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가 해설을 맡아서 더 귀기울이게 되는 음반이다. 유튜브에 ‘브리튼 조수미’를 입력하면 찾을 수 있다.
취재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