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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민 독서 릴레이 ⑤ 그림책NORi 이지은 대표] 내 마음속 어린이를 찾아...

그림책, 아이와 어른이 만나는 마법의 세계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4/24 [10:09]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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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책NORi 이지은 대표   © 비전성남

 
"어린이는 손도 작고, 발도 작고, 귀도 아주 작아요.
그렇다고 생각까지 작은 건 아니에요.
때로는 아이들이 하는 엉뚱한 생각이
어른들을 즐겁게 하니까요.
그러면 어른들은 놀라워하며 일을 떡 벌리지요.
“우아!”

어른들은 깜깜한 데서 자고 싶어 해요.
좀처럼 우는 일도 없어요.
콧속에 비누가 들어가도 말이에요.
정말 울어야 할 때에도 들릴 듯 말 듯 나직이 흐느껴요.
흐느낌이 하도 작아서 어린이는 눈치도 못 채요.
글쎄요, 못 본 척하는지도 모르지요."

- 《어린이》중에서

▲  ≪나의 엄마≫ 강경수 지음, 그림책공작소 펴냄
     ≪어린이≫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지음, 한솔수북 펴냄
  © 비전성남

 
성남 불곡산 아래 터를 잡은 그림책NORi에는 다양한 그림책들이 숨 쉬고 있습니다. 저마다의 색깔과 이야기를 뽐내며 책방을 방문하는 이들을 향해 끊임없이 손짓하지요. 나른한 오후 어느 날, 그 많은 그림책 중 두 권의 그림책이 저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바로 《어린이》와 《나의 엄마》입니다.

그림책의 매력은 끝이 없습니다.
먼저, 짧은 시간 내에 뚝딱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릴 적 읽었던 한 권의 그림책은 세월이 흘러 또 다른 감정과 의미를 전해 줍니다. 읽는 ‘내’가 변하니 읽히는 ‘그림책’도 변하는 것이지요. 세 번째는 그림책을 함께 읽는 동안에는 낯선 이들도 금세 친구가 됩니다. 같은 그림을 보고 각자의 느낌과 생각과 감정을 나누다 보면, 어느덧 마음이 열리지요. 그 중 그림책매력의 가장 으뜸은 내 마음속 깊이 숨어 있는 ‘내 아이’를 만나게 하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시간의 흐름과 함께 그 시절을 잊게 되지만요. 베아트리체 알레마냐의 《어린이》는 내 마음속 아이는 물론, 내 곁에 머물고 있는 아이들도 다시 보게 합니다. 번역본의 제목은 ‘어린이’지만, 원제목은 ‘Checos'e un bambino 아이란 무엇인가?’입니다. 이 제목에는 작가의 생각 또한 여러 시각 중 하나에 불과하고, 각자가 생각하는 아이에 대한 질문을 마음에 품어보라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작가의 말처럼 아이는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아이다움’에 갇혀 있는 존재가 아니라, ‘어린 사람’입니다. 작고 여린 몸이지만 어마어마하게 큰 세상을 품고 있는 ‘어린 사람’.
그림책 속 아이들은 정면을 바라보고 있지 않아요. 어른이 정해 놓은 답을 향해 달려가지 않지요. 그저 자신의 느낌과 생각과 감정에 충실하며 자신만의 세상을 확장해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커다란 이야기를 펼쳐놓지 않아도 아이들은 얼굴 자체만으로도 큰 힘을 가집니다. 이는 작가가 온전히 아이들을 ‘바라보고’ 만든 그림책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마어마한 언어의 숲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때로는 말의 길을 잃기도 하고, 때로는 뻥뻥 뚫린 평탄한 길을 걷기도 하지요. 범람하는 언어 체증으로 피로도가 극심해지는 경우도 흔합니다. 언어라는 것은 무언가를 표현하기에 그지없이 좋은 도구지만, 때로는 온전히 상황을 표현해내지 못하는 한계를 갖고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 《나의 엄마》가 있습니다. ‘엄마’로 시작해서 ‘엄마’로 마무리하는 그림책.

언제나 익숙하지만, 그래서 쉽게 뱉는 말이지만,그렇기 때문에 소중함과 감사함에 대해 미처 챙기지못하는 단어가 바로 ‘엄마’입니다. 반면 엄마의 입장에서 이 단어는 또 다르게 해석되기도 합니다. 하나의 단어이지만, 상황에 따라 입장에 따라 각양각색 의미로 존재하는 ‘엄마’.
인류가 존재하는 한 끝나지 않는 돌림노래로 불릴 이 단어는, 그림책 속 익숙한 상황과 만나 화려한 수사만으로는 표현 불가능한 감정들을 끌어올립니다. 작가의 손글씨에서 느껴지는 서툴지만 진정성 있는 마음 또한 그림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눈부신 5월, 화려한 5월. 무엇보다 평소 잊고 지내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아름다운 5월, 나의 마음과 가장 닮아있는 단어들을 찾아 소중한 이들에게 정성껏 전해보는 건 어떠세요?

그림책NORi는 6월의 성남시민 독서릴레이 주자로 공동육아 어린이집 ‘세발까마귀’ 돌고래 선생님을 추천합니다. 아이들과 최상의 어우러짐을 자랑하는 돌고래! 자, 제가 선사하는 그림책, 어여 받으세욧, 으쌰~~!
 
기고 그림책 NORi 이지은 대표
 
▶ 성남시민 독서 릴레이는 시민과 시민이 책으로 만나고 소통하는 공간입니다.
① 은수미 성남시장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
② 보육교사 노희지 ≪언어의 온도≫ →
③ 일하는학교 ≪배를 엮다≫ →
④ 사회복지사 이성실 ≪당신이 옳다≫ →
⑤ 그림책NORi 이지은 대표 ≪나의 엄마≫, ≪어린이≫ →
⑥ 공동육아 어린이집 ‘세발까마귀’ 안성일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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