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가 300억 원 미만의 공사를 할 때 ‘표준시장단가’ 대신 ‘표준품셈’으로 공사원가를 산정하도록 한 정부의 지침에 대해 이재명 성남시장이 ‘제2의 사대강 사업’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부가 지자체의 예산낭비를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1일 오전 성남시청 한누리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헌법상 자치단체인 성남시의 발전적 정책시행을 격려하고 방만한 정부재정운영의 개선계기로 삼아야 함에도, 성남시 복지정책을 국가기관을 총동원해 방해하더니 급기야 ‘제2의 사대강사업’ 또는 ’지방판 사대강사업‘으로 불리는 ‘공사업자 퍼주기’ 예산낭비를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행정자치부는 건설업체 요구에 따라 지난해 10월 2일 지자체의 300억 원 미만 공사의 공사비 산정시 지방계약법이 정한 ‘표준시장단가’가 아니라, 이보다 훨씬 비싼 ‘표준품셈’으로 산정하도록 ‘지자체 입찰 및 계약집행기준’(행자부예규)을 개정했다”며 “실제 시장거래 가격인 표준시장단가에 의하더라도 철저한 감리․감독과 부당하도급 방지 등으로 공사품질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고, 지금까지 공사비가 적다고 어떤 문제도 없었으니, 공사비증액은 공사업자 배불리는 정경유착 예산퍼주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성남시는 상위법령 위임도 없는 이 불법부당한 예규를 거부하고, ‘공사비절감․복지예산확보를 위한 성남시장 방침’에 따라 공사비는 표준시장단가로 산정하게 조치하였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지난해 9월 18일 국회 안전행정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당시 정종섭 행자부장관으로부터 이 예규의 문제점에 대한 공감을 끌어낸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달청에서 표준품셈 적용을 강요하며 성남시의 발목을 잡았다.
성남시는 지난해 12월 표준시장단가로 산출한 서현도서관의 공사비 204억 원에 대해 조달청에 원가검토 협의를 의뢰했으나 조달청은 14억 원이나 더 드는 표준품셈을 적용하라고 요구했다. 시가 지난 1월 21일 재차 원가검토를 협의요청 했지만 조달청의 답은 같았다. 올해 성남시는 서현도서관을 비롯해 태평4동종합복지관, 야탑청소년수련관, 복정도서관 공사에 대한 입찰을 예정하고 있는데, 행자부예규에 따라 표준품셈으로 원가를 산출할 경우, 자체지침인 표준시장단가로 산정한 721억 원보다 약 50억 원이 비싼 771억 원이 소요된다.
이 시장은 “성남시 연평균 공사발주비는 약 1,523억 원(2014, 2015년 기준)이니 예규에 따를 경우 연간 약 107억 원이 지속적으로 낭비될 것이고, 전국적으로 보면 그 금액은 천문학적 규모에 이를 것”이라며 “이는 성남시민 1인당 1만1천 원이 넘는 엄청난 시민혈세를 공사업자 배불리기에 퍼붓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돈이면 정부가 극력방해 중인 무상교복(25억 원)을 4번, 또는 모든 산모에 산후조리비 110만 원 지급, 또는 23세 청년에게도 청년배당으로 약 100만 원씩 지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성남시 3대 무상복지사업에 대한 정부의 반대이유가 지속적 재원확보의 어려움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정부가 강요하는 이런 ‘세금낭비’를 막는 것이 바로 성남시가 해 온 가중 중요한 복지재원 확보방안”이라며 “정부가 방해만 하지 않고, 낭비 강요만 하지 않아도 상당한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이 시장은 “성남시는 정부의 불법부당한 공사비 부풀리기 강요 중단을 요구하며, 불법부당한 강요가 계속된다면 ‘시장지시사항’으로 추가의 원가검토 협의를 생략한 채 자체적으로 발주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밝힌다“며 ”선택해야 한다면 제2의 사대강사업이 아니라 주민복지를 선택할 것이고, 세금퍼주기라면 공사업자가 아닌 시민여러분께 ‘퍼부어’ 드리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성남시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