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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메르스 대응현장, 대체 무슨일이?

배려와 감동이 메르스 공포를 덮고 있다.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5/06/19 [13:08]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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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시 메르스 대응현장에는 공포를 찾아볼 수 없다. 공무원들의 일사분란한 대처와 배려가 메르스를 이겨내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 비전성남

 전국적으로 가택격리자가 1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성남시 가택격리자와 공무원, 지역사회가 한마음으로 서로 배려하고 돕는 사연들이 알려지면서 감동을 주고 있다.  


◇ 10개월 아기 고열에 발 동동 구르던 가택 격리자 도운 공무원   

“도와주세요. 우리 애기가 열이 심해요.”

지난 18일 오전 11시께 성남시 하천관리과에 근무하는 장미라 팀장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메르스로 인해 가택격리 중인 A씨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A씨 가족은 메르스 확진자가 경유한 병원에 다녀온 뒤 10개월 된 막내를 뺀 부모와 자녀 두 명이 가택격리중이었다. A씨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10개월 된 아기가 열이 오르자 모니터링 담당 공무원인 장미라 팀장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었다.

장미라 팀장은 즉시 병원을 수소문해 사정을 설명하고, 아이를 직접 병원에 데려갔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아이는 39.2도까지 체온이 오른 상태였다. 자칫 위험한 상황이었다. 해열제를 처방하고 수액을 맞는 등 응급 처치를 한 뒤 아이는 1인실에 입원했다. 열감기가 심해 당분간 입원치료를 하기로 한 것이다.    

10개월밖에 안된 아이를 혼자 병실에 두고 올 수가 없어서 장미라 팀장은 아이의 이모가 올 때까지 6시간 가량 혼자서 아이를 돌봤다. 엄마인 A씨가 걱정하자 아이 사진을 찍어서 카카오톡으로 보내주고, 아이랑 영상통화 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며 안심시켰다.    

장미라 팀장은 며칠전에도 열감기인 아이를 위해 직접 병원을 방문해 처방전을 받아 약을 챙겨가면서 격리중인 아이들을 위해 과자와 아이스크림 등을 구입해 전해주기도 했다.     

장미라 팀장은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저희가 힘든 것보다 그분들이 더 힘들다. 자택에 있으니까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얼마나 힘들겠느냐. 아이들이 창문에 매달려 있고 그러더라. 얼마나 답답하면 그러겠나.”라면서 “오히려 그분들이 잘 따라줘서 고맙다.”라고 말했다.
    

◇ 가택격리자 모니터링 담당 공무원들의 훈훈한 선행    

장미라 팀장뿐만 아니라 메르스로 인한 가택격리자들을 대하는 성남시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모습은 곳곳에서 훈훈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격리중인 독거노인이 매콤한 게 먹고 싶다고 하자 가족이 직접 잡아온 자연산 우럭으로 매운탕을 끓여다 준 공무원, 여러날 밖에 못나가 고기가 먹고 싶다는 가택격리자에게 돼지 목살 3만원어치를 선뜻 사다 준 공무원까지 있다.    

한 공무원은 주소지는 성남이지만 광주시에 거주하는 가택격리자를 위해 감기약을 구입해 광주까지 가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고, 다른 공무원은 시청 행정자료실에서 베스트셀러 4권을 대출해 격리대상자에게 전해주기도 했다.    

담배 사러 나가겠다는 자택격리자를 위해 담배 심부름도 마다하지 않은 공무원, 3살짜리 자택격리 아이를 위해 두유와 기저귀를 사서 전해준 공무원도 있다.     

가택격리자들을 위해 수박과 참외 등 과일과 과자류를 직접 구입해 전달하는 공무원들의 모습은 성남시에서는 흔한 풍경이 되었다.   

심기보 부시장은 부친상 중에도 메르스 대책회의에 참석하는 책임감을 보여줬다. 

▲  심기보 부시장은 부친상을 당하고도 대책반을 빈틈없이 지휘했다. 24시간 비상체제 속에서 얼굴에 피로가 가득하지만 그 모습이 오히려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힘이 되고 있다.   © 비전성남
 

◇ 가택격리자 돕기 나선 지역사회와 시민들 

▲ 메르스사태 속에서 고통을 격고있는 시민들을 위해 여러 시민,단체들의 도움이 이어지고있다.(사진은 한 트위터에 올라온 자료화면이다.)     © 비전성남

지역 시민들과 시민단체, 사회단체들의 후원과 도움의 손길도 끊이질 않고 있다.

중앙시장 강원반찬 배화자 사장은 황송마을 가택격리자를 위해 쌀 10kg과 방울 토마토 1상자, 계란 1판, 밑반찬 6종, 참외, 식기세척제, 김세트 등을 무료로 전달했다.    

판교주부모임에서는 황송마을 확진환자 가족에게 전해달라며 시청 비서실에 방울토마토와 음료, 과자 등을 보내왔다.    

성남시 다목적복지회관연합회(회장 김원숙)에서는 메르스 격리가구 144세대에 쌀과 라면, 음료수 등을 포함한 총 6백만원 상당의 생필품 8종을 후원했다. 이 생필품들은 모니터링 담당 공무원들을 통해 가택격리자들에게 전해졌다. 
▲ 자택격리자중 한분이 성남시에서 제공한 생필품을 찍어 보내온 사진이다.     © 비전성남

성남시 자원봉사센터에서는 격리대상자를 위한 후원 물품 접수와 전달을 비롯해 장보기 등 자원봉사를 하기로 하고, 후원물품과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    

◇ 공무원들에게도 “수고 한다.” 격려 줄이어    

24시간 비상 체계로 메르스 확산 방지에 여념이 없는 공무원들을 위한 격려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성남시의사회, 약사회, 간호사협회, 한의사회 등 의료단체들로 구성된 성남시의료단체협의회에서 18일 메르스 대응에 여념이 없는 3개구 보건소를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고, 수박을 각 10통씩 전달했다.

메르스 대응에는 노사가 따로 없었다. 성남시청공무원노조(위원장 박동화)에서도 이날 5백만원 상당의 수박 300통을 관내 전통시장에서 구매해 전체 부서에 나눠주며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성남시 다문화지원센터장(정낙수)도 3개구 보건소를 방문해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전했고, 배공만 공공갈등조정관은 중원구보건소 야간 근무자들을 위해 자비로 간식을 쏘기도 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회장 김현모)에서도 메르스 대책본부를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고, 떡과 음료 등 격려 물품을 전했고, 바르게살기운동 성남시협의회(회장 천병기)는 중원구보건소를 방문해 수박과 토마토 등을 전달했다.    

중원구에 소재한 누베베한의원(원장 임영우)에서는 수고하는 공무원들을 위해 2천4백만원 상당의 보약(경옥고) 2백 병을 후원하기로 했다.    

지난 9일과 10일에는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상임대표 김용진)과 성남시 재향군인회(회장 조정연)에서 메르스 대책본부를 방문해 음료와 빵 등 간식을 지원했다.
    

◇ 방역용품 후원도 줄이어    

방역 마스크 같은 용품 후원도 줄을 잇고 있다.

주식회사 도부라이프텍(대표 김일순)에서는 2천만원 상당의 국산 방역마스크 1천개를 기증했고, 분당구 야탑동 함께하는 약국(약사 곽나윤 )도 방진 3M 마스크 1천개를 분당구 보건소에 후원했다.    

산업용, 의료용 공기청정시스템 개발업체인 (주)매크로드(부회장 김시각)에서 2천만원 상당의 대형 공기청정기를 후원했고, 친환경 인테리어 업체인 (주)아리엔(대표이사 김혜정)에서도 공기정화살균기 7대를 관내 보건소에 기증했다.    

시의회에서도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적극 나섰다.

성남시의회(의장 박권종) 의장단은 지난 11일 분당보건소를 방문해 방역대책본부 관계자들을 격려했고, 시의회 태스크포스(T/F)에서는 15일과 17일 분당의 지하철 역과 수정구, 중원구의 전통시장에서 메르스 확산방지 캠페인을 펼쳤다.    

수정구가 지역구인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태년 국회의원도 수정구 보건소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일부의 얘기겠지만 확진 환자나 가택격리자들을 배척하는 모습에 안타까웠는데 성남에서는 그런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오히려 환자와 가택격리 되신 분들을 걱정하고 돕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아 흐뭇하다.”고 전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환자와 그 가족들, 그리고 자택격리자들은 초기 대응의 실패로 아픔과 슬픔을 당하고 있는 피해자들“이라면서 ”지금도 지치고 힘든 이 분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더 감싸 안고, 더 따뜻하게 대해 달라.“고 당부했다.